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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6일 이후 결정하는 걸로 바꿨습니다."
KIA 타이거즈 김도현과 황동하의 피말리는 5선발 경쟁 결과 발표가 미뤄졌다. 두 사람은 한 번 더 '한국시리즈'같은 모의고사를 치러야 한다.
KIA 이범호 감독은 9일 롯데전을 앞두고 "김도현, 황동하 두 사람에게 '수능시험'을 앞두고 계속 '모의고사'만 보게 하면 안될 것 같다"는 말로 결정이 임박했음을 알렸다. 황동하가 9일 롯데전에서 던진 후 최종 통보를 할 예정이었다.
황동하는 이날 두 번째 투수로 나와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김도현은 8일 롯데전에서 똑같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박빙의 활약.
예고가 됐으니 당연히 결과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었다. NC전을 앞두고 만난 이 감독에게 "수능 채점 결과가 나왔는가"라고 묻자 고개를 가로저었다. 왜일까.
이 감독은 "황동하가 1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한 번 더 선발 등판하기로 했다. 그 경기까지 본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고 말을 바꿨다.
무슨 이유일까. 이 감독은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떤 일이 생길지 모른다. 선발 투수쪽에서 문제가 생기면 곧바로 대체가 가능한 선수들을 준비시켜 놓아야 한다. 두 사람 중 선발에서 탈락하는 선수는 중간에서 2~3이닝을 책임져줘야 한다. 그러다 선발에 자리가 생기면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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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선발 합격 여부를 떠나 두 사람 모두 시범경기를 통해 선발 투수의 투구 수를 채울 만큼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그러기 위해 김도현도, 황동하도 한 차례씩 더 등판 스케줄을 잡았다.
그런 상황에서 일찌감치 결정해 버리고, 결과가 나오면 탈락한 선수 입장에서는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정확히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긴장감을 갖고, 더 철저하게 준비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결과 발표를 미룬 것이다.
이 감독은 "김도현은 구종이 다양하다. 네일 같이 투심패스트볼을 잘 던지고 커브도 좋다. 황동하의 경우 굉장히 공격적이다. 템포가 빨라 ABS, 피치클락의 시대에 어울리는 선수"라고 각각의 강점을 소개했다.
물론 스프링캠프에서의 구상을 통해 5선발에 더 가깝다고 판단을 내린 선수가 있을 것이다. 결국 남은 한 번씩의 등판에서 앞서있는 선수는 호투로 쐐기를 박아야 하고, 낙점 받지 못한 선수는 그 생각을 바꿀만한 반전 퍼포먼스를 선보여야 한다.
이 감독은 이날 NC전 선발로 고졸 신인 김태형을 선택했다. 김태형의 5선발 가능성도 여전히 살아있는 것일까. 그건 아니다. 이 감독은 "김태형은 우리 팀이 선발로 키워야 하는 선수다. 애매하게 불펜으로 쓰는 것보다, 개막하면 2군에서 착실하게 선발 수업을 받는 게 낫다고 본다. 그래서 선발로 어떻게 싸우나 보고 싶어 먼저 투입을 결정했다. 또 네일이 개막 전까지 시범경기는 1경기 등판이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을 줘 그 부분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네일의 첫 등판이 밀리면서 김태형에게는 소중한 기회가 생겼다.
창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