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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심우준의 날.
거액의 FA 이적을 하고, 하필 개막전이 친정팀과의 원정 경기. 선수도 사람인 이상, 새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 잘 해야 하고 친정팀 팬들에게도 인사를 해야하고 엄청난 부담을 느낄 경기. 그런데 이 경기에서 결승타를 치며 영웅이 됐다. 이제는 KT 위즈가 아닌 한화 이글스의 유격수 심우준 얘기다.
흥미로운 매치업이었다. 지난 시즌 스윕을 주고 받은 신흥 라이벌. 여기에 올시즌을 앞두고 KT에서 뛰던 심우준과 엄상백이 각각 50억원, 78억원을 받고 한화에 FA 이적을 해 사연 넘치는 경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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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선은 KT가 제압했다. 1회말 시작하자 나온 강백호의 행운의 2루타에 이어, 야심찬 4번 김민혁이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KT는 2회말에도 폰세의 보크로 만들어진 3루 찬스에서 나온 배정대의 희생 플라이로 손쉽게 2번째 점수를 따냈다.
하지만 한화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추격의 시작이 심우준이었다. 2사 후 첫 타석에 나와 KT팬들과 한화팬들에게 인사한 심우준은 호투하던 헤이수스로부터 스트레이트 볼넷을 얻어냈ㄷ. 그리고 도루까지 성공. 여기서 1번 김태연의 추격의 적시타가 나왔다. 심우준은 이적 후 첫 도루, 첫 득점으로 산뜻한 출발을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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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이어진 투수전. 초반 긴장한 듯한 모습을 보였던 폰세가 안정감을 찾았다. 헤이수스 역시 강력한 구위로 한화 타선을 압도했다.
승부가 갈린 건 불펜 싸움이 시작된 7회. 한화 타자들은 헤이수스가 내려가고 김민수가 올라오자 기다렸다는 듯 방망이가 돌아가기 시작했다. 선두 채은성의 안타에 대주자 이원석의 도루. 여기서 한화 김경문 감독은 임종찬 대신 황영묵 대타 카드를 꺼내들었다. 대적중. 황영묵이 동점 2루타를 때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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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를 탄 한화는 7회말 김서현이 올라와 최고 158km의 강속구를 뿌리며 KT 분위기를 침울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8회초 4번 노시환이 승리에 쐐기를 박는 솔로포를 KT 원상현으로부터 뽑아냈다. 화려한 배트플립은 서비스. 홈런왕 탈환에 대한 의지를 첫 경기부터 확실히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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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선발 헤이수스는 이적 후 첫 경기부터 6이닝 1실점 완벽한 투구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팀 역전승으로 빛이 바랬다. 한화 폰세는 5이닝 2실점 했지만, 팀이 승리했으니 웃을 수 있었다.
이날 개막전을 맞이해 케이티위즈파크에는 1만8700명의 관중이 꽉 들어차 따뜻한 날씨 속 야구 축제를 즐겼다.
수원=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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