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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투에 신구장 1호 SV까지…160㎞ 클로저 탄생 "부담있다고 못 던지는 거 아니잖아요"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5-04-01 20:44 | 최종수정 2025-04-02 14:40


3연투에 신구장 1호 SV까지…160㎞ 클로저 탄생 "부담있다고 못 던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5대4 승리를 지킨 한화 마무리 김서현이 환호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9/

3연투에 신구장 1호 SV까지…160㎞ 클로저 탄생 "부담있다고 못 던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9회초 등판한 김서현이 투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9/

[스포츠조선 이종서기자] "아직 확실하게 제 자리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한화 이글스는 올 시즌 초반부터 계획을 수정해야만 했다. 지난해 23개의 세이브를 하면서 역대 이글스 우완투수 최다 세이브 기록을 썼던 주현상이 출발이 좋지 않았다. 3경기에서 1⅓이닝 3실점을 하는 등 고전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주현상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되며 재정비에 들어갔다.

새로운 마무리투수 자리는 김서현(21)에게 돌아갔다. 150㎞ 중·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김서현은 2023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전체 1순위)로 입단한 특급 유망주. 프로 첫 해 제구가 잡히지 않으면서 고전했던 그는 지난해 6월 김경문 감독이 한화에 부임한 이후 필승조 투수로 거듭났다. 투구폼을 바꾸면서 방황의 시간을 이어가던 그에게 김 감독은 따로 면담의 시간을 가지면서 용기를 불어넣어 줬다.

김서현은 지난해 후반기 30경기에서 30⅓이닝을 소화하며 1승2패 10홀드 평균자책점 4.15의 성적을 남기며 1군 투수로 올라섰다.

올 시즌 필승조로 시작한 그는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5-4로 앞선 9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최상의 컨디션은 아니었다. 27일 LG전에서 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던 그는 28일 KIA전에서는 1이닝 무실점의 성적을 남겼다. 자신도 꿈꾸던 마무리투수의 기회를 3연투의 순간 맞이하게 됐다.


3연투에 신구장 1호 SV까지…160㎞ 클로저 탄생 "부담있다고 못 던지…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9회초 한화가 7-2로 앞선 가운데 마무리 김서현이 투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8/
경기 전 인터뷰를 한 김서현은 "(마무리투수가) 아직 확실히 내 자리라고 생각이 되지는 않는다. (주)현상 선배님이 맡아야 하는 자리인데 내가 임시로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라며 "그래도 이제 이 자리를 끝까지 차지해서 마무리투수를 하고 싶다는 생각은 있다. 아직 현상 선배님을 못 따라가는 거 같으니 내 임무에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김서현은 마무리투수로 자신이 선택됐는지를 마운드에서 보여줬다. 선두타자 박재현을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불안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곧바로 김규성을 삼진으로 처리했고, 최원준에게 땅볼을 얻어내며 2사 1루를 만들었다. KIA가 김선빈을 대타로 냈지만, 직구 2개 이후 슬라이더 3개로 유격수 땅볼을 얻어내면서 경기를 끝냈다. 김서현은 2023년 5월12일 인천 SSG전 이후 687일 만이었다. 아울러 올해 개장한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나온 첫 세이브였다.


김서현은 "마지막 회에 올라간 건 신인 때 이후로 처음이다. 올라가기 전부터 원래 올라가던 이닝대로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던지니 결과가 잘 나왔다"고 밝혔다.

갑작스럽게 맡게 된 마무리투수 자리. 김서현은 "미리 알고 있던 것도 아니고 갑작스럽게 (마무리투수로) 바뀐 것이니 부담은 있었다. 그래도 부담이 있다고 못 던지는 건 아니니 일단 맡은 자리에서 최대한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3연투에 신구장 1호 SV까지…160㎞ 클로저 탄생 "부담있다고 못 던지…
28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9회초 무사 1, 2루 김서현이 등판해 투구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8/
김서현은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4경기 등판해 4이닝 무실점으로 완벽투를 펼쳤다. 당시 국가대표 투수코치였던 최일언 삼성 퓨처스 감독은 "더 던지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이더라"라며 "좋은 지도를 받으면 더 나아질 것"이라고 호평했다.

김서현은 "(국제대회 경험으로) 확실히 자신감이 붙으니 상대를 피하지 않고 빠르게 승부를 들어가려고 하 다보니 좋은 성적도 따라오는 거 같다. 경험을 더 쌓으면 타자를 상대할 때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싶다"고 기대했다.

불펜포수로 온 형 김지현도 든든한 조력자. 김서현은 "컨디션 같은 걸 형이 잘 알아준다. 경기 전부터 미리 생각하고 들어가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나오는 거 같다. 확실히 형의 도움이 있다"고 고마워했다.

김서현은 "개인 성적은 신경 쓰고 싶지 않다. 신경을 쓰면 오히려 더 안 좋더라. 타자를 상대하는 것만 생각하고 싶고, 팀이 이길 수 있게 공을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3연투에 신구장 1호 SV까지…160㎞ 클로저 탄생 "부담있다고 못 던지…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5대4 승리를 지킨 한화 마무리 김서현과 이재원 포수가 환호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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