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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부담은 저희가 질테니, 어린 선수들은 마음껏 야구했으면 좋겠어요."
SSG 랜더스의 1군 엔트리에는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베테랑 야수 2명이 있다. 바로 김성현과 오태곤이다. 내야 거의 전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 김성현과 외야와 1루 수비까지 가능한 오태곤. 두 사람은 현재 주전으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사실상 주전급 활약을 꾸준히 해주고 있다.
2경기 연속 끝내기 안타는 2016년 롯데 문규현, 2018년 삼성 박한이, 2020년 키움 주효상 이후 역대 네번째일 만큼 희귀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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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지금 우리 팀은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많이 나간다. 야수 베테랑은 성현이 형하고 저밖에 없다. 그 책임감은 어린 친구들보다는 저희가 안고 가는게 맞다고 생각한다. 저도 어렸을 때 그랬는데, 어린 선수들은 야구를 직진으로만 보고 한다. 그냥 그렇게 계속 했으면 좋겠다. 어린 선수 답게 패기 있게 해야한다. 책임감은 베테랑은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SSG는 현재 정준재, 박지환, 고명준 등 20대 초반 어린 선수들을 주전으로 기용하며 세대 교체를 추진하고 있다. 아직 부침도 있지만, 결국 이들이 커줘야 팀이 강해질 수 있다. 자연스럽게 오태곤을 비롯한 30대 선수들의 출전 기회가 줄어든 셈인데, 이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 않고 오히려 자신들을 방패로 쓰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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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사실상 2년차에 접어든 고명준이나 정준재, 박지환 모두 시즌 초반 야구의 어려움을 몸으로 체득하고 있다. 오태곤 역시 이에 공감하며 "저도 그럴 때가 있었다. 다들 첫 해에는 멋 모르고 한다. 근데 야구를 알다보면 더 어려워진다. 그걸 이겨내야 박성한, 최지훈 같은 선수가 될 수 있다. 감독님이 믿고 써주는데, 그 친구들에게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믿고 기용해주시는 것은 선수들에게 정말 큰 힘이 된다. 그 말을 어린 후배들이 믿고, 계속 잘했으면 좋겠다. 그들이 잘해야 우리 팀도 발전이 된다"며 팀을 위한 진심을 털어놓았다.
어떻게 보면 가장 이상적인 리빌딩의 모습이다. 자연스러운 세대 교체를 추진한다고는 하지만, 그 과정에는 늘 진통이 따른다. 밀려난 베테랑들은 의욕이 꺾이거나 감정이 상해 충돌을 하기도 한다. 또 어린 선수들은 오히려 부담감에 짓눌려 자신의 야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SSG는 이런 과도기를 팀워크로 헤쳐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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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권 예상을 깨고 시즌 초반 2위를 달리며 선전하는 SSG. 하지만 시즌 초반의 호성적은 결코 깜짝 돌풍이 아니다. 수년간 쌓아온 긍정적인 요소들이 분명한 시너지를 만들어내고 있다. 신구조화의 이상적인 케이스다.
인천=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