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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마무리 투수가 없는 티가 나지 않게 너무 훌륭하게 버텼다. 그리고 첫 선을 보인 마무리 투수는 믿음직했다.
LG 트윈스 새 마무리 투수 장현식이 마지막인 9회에 등판, 이적 후 첫 마무리 임무로 팀 승리를 지켰다. 비록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4년간 총액 52억원이라는 거액의 몸값을 받고 팀을 옮긴데다 이적 후 처음으로 마무리 투수라는 중요한 보직을 달고 나선 첫 9회 등판이라 긴장할 법도 했지만 깔끔했다.
개막 전에 부상이 완쾌됐지만 아직 구속이 오르지 않아 2군에서 총 5경기에 등판했던 장현식은 4일 드디어 1군에 등록됐고, 곧바로 출격했다.
LG 이적 후 첫 등판 상대는 공교롭게도 지난해 우승을 함께 일군 '친정' KIA였다.
8-2 넉넉한 리드 속에 8회초 마운드에 오른 장현식은 지난해까지 자신을 응원해준 3루측 KIA팬들에게 모자를 벗고 90도로 작별 인사를 한 뒤 옛 동료들을 상대했다. 김규성과 박재현을 외야 플라이로 잡고, 이우성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삼자범퇴. 최고 구속은 149㎞까지 찍었다.
LG 염경엽 감독은 곧바로 장현식을 마무리로 고정했고, 6일 경기에 4점차 리드에서 9회 투입됐다. 장현식은 선두 나성범에게 직구 4개를 연달아 던져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뒤, 최형우에겐 147㎞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냈다. 그리고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도 풀카운트 승부 끝에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며 승리를 지켰다. 포수 박동원과 하이파이브를 했고, 내야수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마운드에서 승리 세리머니를 하는 LG 마지막 투수 만이 할 수 있는 특권을 처음으로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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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우였다. 선발이 6이닝 이상씩 던져주며 불펜 의존도를 최소화 했고, 적절하게 타선이 터지면서 마무리 투수가 필요한 상황을 거의 만들지 않았다. 개막 7연승 속 10승1패로 당당히 1위를 질주 중이다.
3점차 이내 승부는 단 한번 뿐이었다. 지난 3월 27일 잠실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서 2대1로 승리했을 때. 2-0으로 리드를 하다가 9회초 마무리로 나온 김강률이 2사후 플로리얼에게 적시타를 맞고 1점을 내주고 1점 차 승리를 지켰다. 당시 기록이 올시즌 LG의 유일한 세이브 기록이다. 나머지 9번의 승리는 모두 4점 차 이상으로 넉넉한 여유 속에서 이겼다.
불펜도 빠르게 안정을 찾았다. 초반 필승조로 분류된 투수 중 일부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으나 강력한 타선 덕분에 그 불안함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그 사이 장현식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마무리로 깔끔하게 첫 테이프를 끊었다. 2게임에서 2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앞으로 새팀에서의 활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LG 마운드는 이제 겨울에 구상했던 완전체의 모습을 갖췄다. 앞으로 유영찬 이정용 함덕주 등 시즌 중 돌아올 구원군들도 있다. 갈수록 더 강해질 일만 남은 LG 마운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