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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척=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새로운 LG 킬러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인가.
키움은 강팀 LG를 꺾으며 3연패에서 탈출, 반등이 기회를 마련했다. 반대로 개막 후 10승1패로 엄청난 기세를 보이던 LG는 시즌 두 번째 패배를 맛봐야 했다.
예상과 반대로 흐른 경기. 4연승의 LG가 3연패의 키움을 압도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경기였다. 하지만 선발 투수가 경기를 지배해버리면 어떤 일이 생기는지 제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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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수들은 로젠버그를 도왔다. 1회말 리드오프 송성문이 LG 선발 에르난데스를 상대로 개인 통산 첫 번째 1회말 선두타자 홈런을 날린 것.
로젠버그의 역투는 이어졌다. 매 이닝 삼진이 나왔다. 6회 2사까지 10삼진 퍼펙트. 그 사이 키움은 3회 이주형, 4회 박주홍이 솔로포를 치며 점수차를 벌려줬다.
로젠버그는 6회에도 문정빈, 구본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여기서 통한의 장면이 나왔다. 그렇게 완벽한 제구를 보여주다 실투가 나왔다. 초구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밀렸다. 구본혁도 제대로 타이밍을 맞히지 못했다. 밀린 타구가 1루수와 우익수 사이 떨어지는 행운의 바가지 안타가 됐다. 퍼펙트, 노히트 노런이 깨지는 순간. 하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은 로젠버그는 홍창기를 삼진 처리하며 실점 위기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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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젠버그는 7회 2사 후 유격수 김태진의 실책으로 문보경에게 두 번째 출루를 허용했지만, 박동원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낸 뒤 포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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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9회초. 로젠버그의 투구수 96개. 완봉 도전을 위해 충분히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상황이었다. 잘나가는 LG를 상대로 완봉승을 거두면 개인도, 팀도 반등 기회를 마련할 수 있었다.
로젠버그는 9회말 선두 신민재와 오스틴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마지막 위기에 봉착했다. 키움 벤치는 냉정한 판단을 했다. 선수의 개인 기록도 좋지만 팀 승리가 우선이었다. 마무리 주승우를 올렸다. 주승우가 문보경, 박동원, 송찬의 강타자들을 침착하게 처리하며 팀 완봉승을 이끌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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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선발 에르난데스는 5⅓이닝 동안 안타를 4개 맞았지만, 그 안타 4개 중 3개가 솔로 홈런이었다.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올시즌 LG가 당한 2패가 모두 에르난데스 선발 경기에서 나왔다.
LG 염경엽 감독은 좌완 로젠버그를 의식해 김현수, 오지환, 박해민 주축 좌타자들을 모두 선발에서 제외하는 강수를 뒀다. 하지만 대신 출전한 타자, 우타좌와 좌타자 가릴 것 없이 이날 로젠버그에 농락을 당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해야 했다.
고척=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