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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원이 혼자 버티려니…" 초대형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뻔, 1주일새 5경기 등판 → '금의환향' 우승 불펜이 도우미 될까 [부산포커스]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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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0 11:28 | 최종수정 2025-04-10 11:51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 초대형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뻔, 1주일새 5…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8회초 1사 1,2루 롯데 정철원이 KIA 김태군에 1타점 적시타를 내준 뒤 아쉬워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08/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 초대형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뻔, 1주일새 5…
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롯데와 두산의 경기. 롯데가 두산에 승리했다. 경기 종료 후 정철원과 하이파이브 나누는 유강남.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05/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필승조 중에)정철원이 혼자 버티려니까, 힘드네."

매경기 접전이다. 치열한 경기는 필승조 불펜의 '출석체크'를 부른다. 하지만 어느덧 꼴찌 다툼을 하는 신세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는 8~9일 잇따라 KIA 타이거즈에 패배, 10개 구단 중 9위까지 추락했다. 지난주 위닝 주간의 흐름은 자취를 찾을 수 없다.

8일은 4대5, 9일은 1대3 패배였다. 올시즌 15경기 중 3점차 이내 경기가 10경기다.

지난 시즌 초반과 비슷한 흐름이다. 구승민 한현희 최준용 등 필승조를 다퉈야할 중견, 고참급 불펜들은 부상과 부진 등의 이유로 1군에 없다. 노장 김상수는 구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필승조에서 밀려나는 모양새. '직구가 살아야 포크볼도 산다'는 설명이다.

시즌전 구상했던, 마무리 김원중과 호흡을 맞출 필승조 중엔 정철원이 유일한 생존자다. 그 외엔 박진, 정현수, 김강현 등 비교적 어리고 생소한 투수들이 필승조에 준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 초대형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뻔, 1주일새 5…
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KBO리그 한화와 롯데의 경기. 8회 투구하는 롯데 정철원. 대전=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4.03/
팀 타격까지 부진하다. 최근 들어 안타수나 타율은 좀 늘었지만, 응집력이 부족해 득점력은 별반 차이가 없다.

여기에 유격수 박승욱마저 무안타에 실책 속출로 부진하면서 전민재가 주전 유격수를 꿰찰 분위기다. 롯데 입장에선 '그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 뻔했냐' 소리가 나올만도 하다.


그렇다한들 정철원도 '철골'은 아니다. 부담을 같이 져줄 동료가 없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올시즌 벌써 9경기나 등판했다. 4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8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1주일간 5경기에 등판했다.

시즌 기록이 1패 5홀드임에도 평균자책점이 7.71로 치솟았다. 6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처럼, 무너질 때 크게 무너져서다. 뒤에 받쳐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정철원의 누적될 피로를 걱정하고 있다.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그는 "2군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 지금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까 힘들수밖에 없다. 앞에서 하나 딱 잡아주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속상해했다.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 초대형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뻔, 1주일새 5…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 6회 실점 위기를 넘기고 환호하는 롯데 정철원.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7/
먼저 테스트한 선수는 박진과 박준우, 김강현이다. 박진은 구위가 살아있고 대담한 스타일이라 당분간 중용될 전망이다. 반면 박준우는 다소 심약한 듯한 대처를 보여 2군으로 내려갔다. 김강현 역시 추격조로는 간간히 활용되지만, 필승조로는 아직 물음표다.

정현수의 경우 김태형 감독은 "1이닝 이상, 2이닝까지도 갈 수 있는 투수인데 지금 등판이 너무 잦다"며 한숨을 쉬었다. 새로 콜업된 베테랑 박시영, 신인 박세현, 2군에 있는 신예 진승현 등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박시영은 2021년 KT 위즈의 우승 당시 필승조로 결정적 공헌을 한 투수다. 당시 48경기 45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호투했다.

지난 시즌 후 KT에서 방출된 뒤 고향팀 롯데로 돌아왔다. 차분하게 2군에서 몸을 만들었고, 이날 복귀 이후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잘 던져본 경험이 있는 투수니까, 한번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 초대형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뻔, 1주일새 5…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롯데 박시영이 역투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09/
선발 나균안(6이닝 3실점)에 이어 7회 등판한 박시영은 박찬호를 우익수 뜬공, 위즈덤을 삼진 처리하며 성공적인 첫 경기를 치렀다. 나성범에게 볼넷을 내준 뒤 교체되긴 했지만, 최고 144㎞ 투심에 슬라이더, 느린 커브를 섞어던지며 인상적인 피칭을 펼쳤다.

정철원은 안정감 뿐 아니라 격한 세리머니로 지난주 팀 분위기를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롯데는 정철원의 든든한 도우미를 찾을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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