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필승조 중에)정철원이 혼자 버티려니까, 힘드네."
8일은 4대5, 9일은 1대3 패배였다. 올시즌 15경기 중 3점차 이내 경기가 10경기다.
지난 시즌 초반과 비슷한 흐름이다. 구승민 한현희 최준용 등 필승조를 다퉈야할 중견, 고참급 불펜들은 부상과 부진 등의 이유로 1군에 없다. 노장 김상수는 구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해 필승조에서 밀려나는 모양새. '직구가 살아야 포크볼도 산다'는 설명이다.
|
여기에 유격수 박승욱마저 무안타에 실책 속출로 부진하면서 전민재가 주전 유격수를 꿰찰 분위기다. 롯데 입장에선 '그 트레이드 안했으면 어쩔 뻔했냐' 소리가 나올만도 하다.
그렇다한들 정철원도 '철골'은 아니다. 부담을 같이 져줄 동료가 없으면 무너질 수밖에 없다. 올시즌 벌써 9경기나 등판했다. 4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8일 KIA 타이거즈전까지, 1주일간 5경기에 등판했다.
시즌 기록이 1패 5홀드임에도 평균자책점이 7.71로 치솟았다. 6일 부산 두산 베어스전처럼, 무너질 때 크게 무너져서다. 뒤에 받쳐줄 선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정철원의 누적될 피로를 걱정하고 있다. 9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그는 "2군을 계속 살펴보고 있다. 지금 철원이 혼자 버티려니까 힘들수밖에 없다. 앞에서 하나 딱 잡아주는 선수가 필요하다"며 속상해했다.
|
정현수의 경우 김태형 감독은 "1이닝 이상, 2이닝까지도 갈 수 있는 투수인데 지금 등판이 너무 잦다"며 한숨을 쉬었다. 새로 콜업된 베테랑 박시영, 신인 박세현, 2군에 있는 신예 진승현 등을 주의깊게 살피고 있다.
박시영은 2021년 KT 위즈의 우승 당시 필승조로 결정적 공헌을 한 투수다. 당시 48경기 45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2.40으로 호투했다.
지난 시즌 후 KT에서 방출된 뒤 고향팀 롯데로 돌아왔다. 차분하게 2군에서 몸을 만들었고, 이날 복귀 이후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김태형 감독은 "어려운 상황에 잘 던져본 경험이 있는 투수니까, 한번 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
정철원은 안정감 뿐 아니라 격한 세리머니로 지난주 팀 분위기를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롯데는 정철원의 든든한 도우미를 찾을 수 있을까.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