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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가 잘 던질 것" 사령탑의 예언, 12타자 연속 범타, 3안타 무자책 6K, 222일 만의 시즌 첫승 "죄송합니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4-14 07:06


"동주가 잘 던질 것" 사령탑의 예언, 12타자 연속 범타, 3안타 무자…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3회초 투구를 마친 한화 문동주가 글러브를 입에 문 채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3/

[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동주가 오늘 잘 던질 겁니다."

한화-키움전을 앞둔 13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한화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을 마치고 일어서며 희망 섞인 예언을 했다.

4번째 시즌 첫 승 도전에 나서는 선발 문동주에 대한 전망. 평소 신중한 베테랑 사령탑의 예언은 근거가 있었다.

덕아웃에 히터를 틀어야 할 만큼 바람이 많이 불고 추운 날씨에도 이날 선발 마운드에 선 문동주의 피칭은 리드미컬 하고 경쾌했다.

6이닝 동안 3안타 무4사구 6탈삼진 1실점(비자책)의 눈부신 호투로 7대1 승리를 이끌며 시즌 4경기 만에 시즌 첫승을 수확했다. 비가 흩뿌리는 가운데 빠르고 공격적인 피칭으로 단 81구 만에 시즌 최다 이닝과 함께 첫 퀄리티스타트 승리를 품었다. 문동주는 "마운드 위에서 추위가 느껴질 정도였다. 그래서 더 집중해서 던지면서 오히려 완급조절이 됐던 것 같다. 춥고 비까지 내려 배운 대로 빠른 승부를 가져갔다"고 설명했다.
"동주가 잘 던질 것" 사령탑의 예언, 12타자 연속 범타, 3안타 무자…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3/

"동주가 잘 던질 것" 사령탑의 예언, 12타자 연속 범타, 3안타 무자…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2회초 한화 문동주가 키움 전태현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로 던지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3/
허허실실 피칭이 빛났다.

궂은 날씨 탓에 구속은 평소보다 낮은 최고 153㎞에 그쳤지만, 포크볼과 슬라이더, 느린 커브를 적절하게 섞어 타이밍을 빼앗았다. 빠른 승부로 무4사구 경기를 펼치며 81구만에 6이닝 퀄리티스타트 승리를 만들어낸 부분이 고무적이었다.

무실점 경기도 가능했지만 1회초가 실짝 아쉬웠다.

톱타자 송성문에게 선두타자 안타를 허용했지만 푸이그를 내야 뜬공, 박주홍을 삼진 처리하며 2사 1루. 최주환에게 던진 초구 슬라이더를 포일로 2루를 허용했다. 곧바로 최주환의 우전 적시타가 터졌다. 후속 임병욱을 땅볼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포일이 없었다면 기록되지 않았을 실점. 자책점은 0이었다.
"동주가 잘 던질 것" 사령탑의 예언, 12타자 연속 범타, 3안타 무자…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3/

"동주가 잘 던질 것" 사령탑의 예언, 12타자 연속 범타, 3안타 무자…
13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키움과 한화의 경기, 한화 선발투수 문동주가 역투하고 있다. 대전=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3/
한화 타선이 2회말 타선지원에 나섰다.


채은성의 안타, 황영묵의 2루타, 최재훈의 볼넷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이도윤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1 동점을 만든 뒤, 톱타자 이원석이 올시즌 개막 후 15타석 만에 첫 안타를 2-1을 만드는 역전 적시타로 장식했다.

문동주는 2회 삼자범퇴를 시작으로 쾌조의 피칭을 이어갔다.

3회 김태진에게 빗맞은 내야안타를 허용했지만 타격감 절정의 송성문을 빠른 공 3개로 삼구 삼진, 푸이그를 변화구로 연속 삼진 처리했다. 박주홍은 2루 땅볼. 이후 6회까지 12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펼치며 빠른 승부로 키움 타선을 잠재웠다.

한화 타선은 6회말까지 7득점으로 문동주의 첫승 달성을 넉넉하게 지원했다.

부상 여파로 시즌 출발이 조금 늦었던 문동주. 살짝 부침을 겪고 청년 에이스 모드로 돌아왔다.

문동주는 "몇 년 동안 아파서 시즌을 완벽하게 치른 적이 없다. 올 시즌 초반도 마찬가지지만 류현진 폰세 와이스 엄상백 형들과 많은 대화 속에 조언들을 모두 다 제 것으로 만들려고 노력하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진심 감사드린다. 마운드에서 어떻게 해야 되는지에 대한 경험도 쌓였다"고 올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222일 만의 승리라고 들었다. 너무 오래 걸렸다. 너무나도 죄송할 따름"이라고 말한 문동주는 "추운 날씨에 야구장을 가득 메워주신 팬분들과 저를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아와 주신 가족들, 그리고 또 아버지 친구 분들까지 오셔서 큰 힘을 얻었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한화는 폰세 류현진 와이스 문동주까지 탄탄한 선발진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반등을 꾀할 수 있게 됐다. 시즌 초 밸런스 문제로 살짝 고전중인 '슬로우 스타터' 엄상백만 정상 컨디션으로 돌아오면 한화는 바야흐로 리그 최강 선발 마운드를 꾸리게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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