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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홈런 페이스, 홈런 단독 1위' 폭망 분위기, ML 88홈런 거포의 반전 조짐, 하지만...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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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4 00:07


'59홈런 페이스, 홈런 단독 1위' 폭망 분위기, ML 88홈런 거포의…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1사 1루 KIA 위즈덤이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02/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홈런 1위, 그런데...

KIA 타이거즈는 13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전에서 11대5로 승리했다. 이 경기가 열리기 전 꼴찌였다. 하지만 이날 KIA가 승리하고, 키움 히어로즈가 한화 이글스에 패하며 하루 만에 탈꼴찌에 성공했다. 물론 '절대 1강'으로 평가받은 KIA이기에, 어울리지 않는 순위 9위지만 말이다.

이날 승리 주역이 여러 선수가 있었겠지만, 위즈덤의 멀티 홈런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했다. 2회 선제 투런포를 날렸고, 7회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까지 터뜨렸다.

이날 2개 홈런을 추가해 위즈덤의 시즌 홈런 개수는 7개로 늘었다. 당당히 KBO리그 홈런 부문 단독 1위다. 공동 2위 박병호(삼성) 오스틴(LG)와의 격차를 2개로 벌렸다.

위즈덤은 엄청난 기대 속에 KIA 유니폼을 입었다. KIA는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의 역할이 훌륭했다. KIA에서 3년을 뛰며 시즌 초반 죽을 쑤다 점점 살아나는 모습이 반복되기는 했다. 그래도 지난 시즌 타율 3할1푼 26홈런 97타점으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59홈런 페이스, 홈런 단독 1위' 폭망 분위기, ML 88홈런 거포의…
2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1사 1루 KIA 위즈덤이 투런포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02/
원하던 모든 걸 이룬 가운데 KIA는 잔인한 결정을 내렸다. 소크라테스와의 이별. 보통 우승을 하면 기존 선수들을 예우해주기 마련이다. 물론, KIA의 입장도 이해는 갔다. 매 시즌 초반 부진으로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점, 그리고 우승을 했으니 몸값을 대폭 올려줘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뭔가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었다.

그래서 KIA는 첫 해 상한액 100만달러 투자로 최고의 효율을 뽑을 수 있는 선수를 원했다. 또 스타일도 중요했다. 소크라테스는 전형적인 중장거리 타자인데, KIA는 이미 외야에 나성범, 최원준, 이우성 등 비슷한 컬러의 좋은 선수들이 많았다. 약점인 1루를 메우는 동시에, 중심에서 홈런으로 상대를 윽박지를 수 있는 전형적인 거포가 필요했다. 스카우팅 리포트상, 위즈덤은 여기에 100% 부합하는 타자였다. 메이저리그 통산 홈런이 88개였다. 최근까지 현역 빅리거로 활약하던 타자이기도 했다.


'59홈런 페이스, 홈런 단독 1위' 폭망 분위기, ML 88홈런 거포의…
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6회초 1사 1루 KIA 위즈덤이 안타를 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08/
하지만 시범경기부터 불안감을 노출했다. KBO리그 투수들에 전혀 대처하지 못하는 모습. 개막 후 NC 다이노스와의 2연전에서도 4번으로 출격해 극심한 부진을 보였다. 다행히 이범호 감독이 2번 타순이라는 파격적인 결정으로 위즈덤의 타격감을 살렸다. 3경기 연속 홈런이 나오는 등 살아나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좋았던 날도 잠시. 2일 삼성 라이온즈전 4경기 연속 홈런이자 시즌 5번째 홈런을 친 후 무려 7경기 연속 홈런이 없었다. 홈런 뿐 아니라 7경기 안타 수도 4개에 그쳤다. 그러다 13일 SSG전 갑자기 멀티포가 터졌다.

스윙은 시원시원하다. 맞으면 넘어갈 것 같다. 하지만 맞지 않으니 문제다. 올해 17경기 타율이 2할6푼8리에 그친다. 외국인 타자가 홈런이 7개인데 타점이 13개에 그친다는 건, 찬스에서 영 힘을 못 쓴다는 의미가 된다. 타점 1위 문보경(LG)은 홈런 4개에 18타점이다.


'59홈런 페이스, 홈런 단독 1위' 폭망 분위기, ML 88홈런 거포의…
1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롯데의 경기, KIA 위즈덤이 워밍업을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4.10/
홈런 개수만 보면 대단하다. 단순 비례식으로 따지면 59홈런 페이스다. 하지만 너무 기복이 심하다. 영양가 측면에서도 승리로 직결되는 인상적인 홈런이나 타점보다, 감 좋을 때 몰아서 나오는 홈런의 느낌이다. 일단 위즈덤의 홈런이 많이 터지더라도, KIA 팀 성적이 너무 떨어진다. 김도영 등 주축 선수들 줄부상의 영향이 가장 크겠지만, 뭔가 위즈덤의 홈런쇼가 '빛 좋은 개살구' 느낌이라 조금 더 그의 활약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 분명, SSG전 선제 투런포는 엄청난 가치가 있었다. 중요할 수 있는 홈런임에도, 팀이 패배하니 빛이 바란 케이스도 분명 존재한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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