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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사기 수준' 알고도 못 치는 스위퍼와 투심, ERA 0.29 실화냐...이런 '괴물'이 도대체 KBO에 왜 있나 [광주 현장]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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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6 13:22


'이건 사기 수준' 알고도 못 치는 스위퍼와 투심, ERA 0.29 실화…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6회초 무사 김민혁의 타구를 유격수 박찬호가 호수비로 처리하자 네일이 환호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5/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올해 외국인 투수들이 다 좋은데 그 중에서도..."

KIA 타이거즈와 KT 위즈의 시즌 첫 맞대결이 열린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 KT 이강철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외국인 투수들 다 좋다. 그 중에서도 네일이 가장 안정적"이라며 호평과 함께 걱정을 드러냈다. 이날 KIA 선발이 네일이었기 때문.

이 감독의 걱정은 현실이 됐다. 6이닝 5안타 1볼넷 6삼진 무실점. KT 선발 고영표도 6회까지 무실점 역투를 펼쳤기에 네일이 승리 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이 호투가 발판이 돼 KIA는 1대0 신승을 거뒀다.

네일의 이날 투구를 지켜본 소감, 한 편의 '투구쇼'를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우타자 몸쪽에서 바깥쪽으로 크게 휘어나가는 '마구 '스위퍼. 이 스위퍼가 네일의 주무기라는 건 지난해부터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올해 네일의 스위퍼는 더 무서워진 느낌이다. KT 타자들이 몸쪽으로 오는지 알고 움찔하는 순간,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야 한다.


'이건 사기 수준' 알고도 못 치는 스위퍼와 투심, ERA 0.29 실화…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선발투수 네일이 투구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5/
스위퍼 뿐 아니다. 투심패스트볼의 위력도 더해졌다. 그냥 똑바로 오는 150km 직구도 치기 힘든데, 네일의 150km 투심은 우타자 몸쪽으로 크게 파고드는 궤적을 그린다. '도대체 이 두 구종을 어떻게 치나' 생각을 하다보니, 무실점 이닝이 늘어나고 있었다.

네일은 지난 시즌 KBO리그에 데뷔, 12승5패 평균자책점 2.53을 기록하며 KIA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시즌 중반 타구에 맞는 사고만 아니었다면, 더 괴물같은 성적을 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메이저리그에 갈 줄 알았다. 이 정도 구위와 능력의 투수라면 KBO리그는 너무 좁게 느껴진다. 하지만 KIA의 간절한 구애, 그리고 180만달러 연봉이라는 파격적인 조건에 네일은 마음을 돌렸다. 그리고 올시즌도 리그 최고 선발로 자리매김할 태세다.

성적이 말해준다. 5경기 2승. 승리가 왜 부족하냐고 할 수 있다. KIA가 올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 부상으로 주춤한 여파였다. 하지만 네일은 흔들리지 않았다. 5경기 평균자책점이 0.29다. 31이닝을 소화하며 단 1점만 내줬다. 정말 압도적이라는 말밖에 표현이 안된다.


'이건 사기 수준' 알고도 못 치는 스위퍼와 투심, ERA 0.29 실화…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KIA 네일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5/

그런데 인성까지 훌륭하다. 네일은 KT전 호투에도 승리가 따라오지 않은 것에 대해 "7회 최원준의 홈런이 나온 이후, 동료들이 '미안하다'고 많이 얘기해주더라. 그래도 팀이 승리를 거뒀기에 나는 괜찮다. 또 나 대신 조상우가 1승을 거뒀기 때문에 그걸 더 축하할 일"이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시즌 초반 부상에 힘든 시기를 거친 것에 대해 네일은 "나도, 팀도 어려웠지만 어떤 상황이러도 변명이 되면 안된다. 그래도 김규성, 변우혁 등이 수비에서 굉장히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다른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대해 크게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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