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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육성 포수→85㎏ 투수 변신' 어느덧 서른, 그래서 더 간절하다 "매경기 마지막이라는 마음" [인터뷰]

김영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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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16 13:48 | 최종수정 2025-04-16 14:21


'62㎏ 육성 포수→85㎏ 투수 변신' 어느덧 서른, 그래서 더 간절하다…
인터뷰에 임한 김강현. 스포츠조선DB

'62㎏ 육성 포수→85㎏ 투수 변신' 어느덧 서른, 그래서 더 간절하다…
2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 롯데 김강현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3.22/

[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느덧 프로 무대에 몸담은지도 11년, 62㎏의 가냘팠던 포수가 85㎏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투수'로 변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2015년 육성선수로 입단했던 롯데 자이언츠 김강현(30)은 어느덧 서른이 됐다. 적지 않은 나이에 뒤늦게 빛을 보고 있다.

필승조부터 추격조까지 마다않는 '마당쇠' 역할. 하지만 김강현은 지금이 즐겁다.

한때 방출됐다가 군복무 후인 2020년 다시 롯데에 육성선수로 돌아왔다. 포수 시절 김강현의 1군 기록은 2020년 5경기 4타석, 안타 없이 볼넷 하나 삼진 2개가 전부다.

2021년 즈음부터 준비한 투수 전향이 신의 한수가 됐다. 2023년부터 시작된 '투수' 김강현의 커리어는 지난해 26경기 25⅓이닝 평균자책점 3.55로 알을 깼다. 올해도 9경기 8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6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1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만난 김강현은 "고등학교 때는 살찌려고 엄청 노력했는데도 잘 안됐었는데…지금은 85㎏까지 갔다가 좀 빠졌다. 몸을 한 시즌 내내 잘 관리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62㎏ 육성 포수→85㎏ 투수 변신' 어느덧 서른, 그래서 더 간절하다…
11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시범경기 롯데와 LG의 경기. 투구하고 있는 롯데 김강현. 부산=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11/
시즌 전 예상과 달리 1군 스프링캠프에 승선하지 못했다. 그래도 꾸준히 몸을 단련하며 기회를 기다렸고, 시범경기 도중 1군에 합류해 개막전부터 롯데 1군 불펜의 한 축을 책임지고 있다. 김태형 감독은 "지금 시점에서 정철원을 제외하면 불펜에서 활용할 만한 투수는 박진, 정현수, 송재영, 김강현 정도"라고 말할 만큼 깊은 신뢰를 표하기도 했다.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해가 처음, 1군에 이렇게 오래 머무는 것도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김강현은 마운드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후회없이 내 공을 던지는게 목표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던지는데,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땐 반신반의했다. 투수는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었다. 김강현은 "원래 캐치볼도 그렇고, 공 던지는 걸 좋아하는 모습을 알아봐준 것 같다. 지금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프로는 살아남은 자가 승리자다. 2015년 당시 입단한 롯데 신인은 강태율(1차)을 비롯해 안태경 차재용 전병우 석지형 김대륙 배제성 등이다. 이들 중 지금 1군에 살아남은 프로 선수는 배제성 전병우 정도다. 그나마도 모두 롯데를 떠났다.


'62㎏ 육성 포수→85㎏ 투수 변신' 어느덧 서른, 그래서 더 간절하다…
2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SSG와 롯데의 경기. 투구하는 롯데 김강현. 인천=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3.27/
포수 출신 투수의 장점은 뭘까. 주위를 살펴보는 여유가 갖췄다. 번트 수비와 1루 송구에도 흔들림이 적은 편.

반면 투수로서의 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김강현은 "피칭부터 몸관리까지, 투수들에게 많은 걸 물어본다. 특히 슬라이더 연습할 때는 정말 많은 투수들이 도와줬고, 지금도 (김)상수 형, (구)승민이 형, (김)원중이 형, 또 (박)시영이 형까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이기는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기록도 많이 남기는게 목표"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노력의 결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140㎞ 남짓이던 직구 최고 구속이 이제 145㎞까지 올라왔다. 슬라이더를 비롯한 변화구들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김강현은 올시즌 목표로 먼저 부상 없이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것, 그리고 60~70경기 이상 던지는 것을 꼽았다. 김강현은 "내가 그 정도 투수가 되면, 우리 팀은 가을야구 무대에 올라있을 거다. 가을야구 엔트리에도 꼭 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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