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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어느덧 프로 무대에 몸담은지도 11년, 62㎏의 가냘팠던 포수가 85㎏의 탄탄한 체격을 지닌 '투수'로 변신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한때 방출됐다가 군복무 후인 2020년 다시 롯데에 육성선수로 돌아왔다. 포수 시절 김강현의 1군 기록은 2020년 5경기 4타석, 안타 없이 볼넷 하나 삼진 2개가 전부다.
2021년 즈음부터 준비한 투수 전향이 신의 한수가 됐다. 2023년부터 시작된 '투수' 김강현의 커리어는 지난해 26경기 25⅓이닝 평균자책점 3.55로 알을 깼다. 올해도 9경기 8⅓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16으로 알토란 같은 역할을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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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것은 올해가 처음, 1군에 이렇게 오래 머무는 것도 작년에 이어 올해가 두번째다. 김강현은 마운드에 임하는 각오에 대해 "후회없이 내 공을 던지는게 목표다.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던지는데, 그러다보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고 했다.
처음 시작할 땐 반신반의했다. 투수는 초등학교 때 이후 처음이었다. 김강현은 "원래 캐치볼도 그렇고, 공 던지는 걸 좋아하는 모습을 알아봐준 것 같다. 지금은 하길 잘했다고 생각한다"며 미소지었다.
프로는 살아남은 자가 승리자다. 2015년 당시 입단한 롯데 신인은 강태율(1차)을 비롯해 안태경 차재용 전병우 석지형 김대륙 배제성 등이다. 이들 중 지금 1군에 살아남은 프로 선수는 배제성 전병우 정도다. 그나마도 모두 롯데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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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투수로서의 경험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김강현은 "피칭부터 몸관리까지, 투수들에게 많은 걸 물어본다. 특히 슬라이더 연습할 때는 정말 많은 투수들이 도와줬고, 지금도 (김)상수 형, (구)승민이 형, (김)원중이 형, 또 (박)시영이 형까지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면서 "아직 만족하지 않는다. 이기는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투수가 되고, 기록도 많이 남기는게 목표"라며 스스로를 다잡았다.
노력의 결과는 숫자로 드러난다. 140㎞ 남짓이던 직구 최고 구속이 이제 145㎞까지 올라왔다. 슬라이더를 비롯한 변화구들도 날카로워지고 있다. 김강현은 올시즌 목표로 먼저 부상 없이 1군에서 꾸준히 활약하는 것, 그리고 60~70경기 이상 던지는 것을 꼽았다. 김강현은 "내가 그 정도 투수가 되면, 우리 팀은 가을야구 무대에 올라있을 거다. 가을야구 엔트리에도 꼭 들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