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오다 사라지는 마구' 11삼진에 오타니까지 소환..."최원준 고마웠다. 오타니 붙어보고 싶다" [광주 현장]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5-04-16 17:49 | 최종수정 2025-04-17 07:07


'오다 사라지는 마구' 11삼진에 오타니까지 소환..."최원준 고마웠다.…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선발투수 KT 고영표가 투구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5/

[광주=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원준, 고마웠다. 오타니와 한 번 붙어보고 싶기는 하다."

KT 위즈 고영표가 자신을 '리스펙' 해준 상대 최원준에 고맙다는 말을 전했다. 그리고 당장 현실에서 일어나기는 힘들 수 있지만, 세계 최고의 타자 오타니(LA 다저스)와 붙어보고 싶다는 의욕도 보였다.

고영표는 15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 선발로 등판, 6이닝 11삼진 무실점 환상적인 투구를 했다. KIA 선발 네일도 6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쳐 두 사람 모두 승리 요건은 갖추지 못했다. KT는 7회 최원준에게 결승포를 허용하며 0대1로 패했다.

KT가 패했음에도, 고영표의 투구는 긴 여운을 남겼다. 직전 NC 다이노스전 10삼진에 이어 2경기 연속 두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타자 눈앞에서 뚝 떨어지며 사라지는 체인지업의 위력에, 여기저기서 경의(?)를 표했다. 최원준은 수훈 선수 인터뷰에서 "고영표 형의 공은 오타니가 와도 못 칠 공이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네일도 "내 승부욕을 자극했다"고 극찬했다. 적장 이범호 감독 역시 "선수 때 고영표의 좋았던 공을 직접 쳐봤었다. 오다가 사라진다. 체인지업을 던질 걸 알면서도, 나도 모르게 방망이가 나갈 정도의 위력"이라고 설명했다.


'오다 사라지는 마구' 11삼진에 오타니까지 소환..."최원준 고마웠다.…
사진=김용 기자
16일 KIA전을 앞두고 만난 고영표는 "팀이 져서 아쉽다. 상대 네일도 정말 잘 던졌다. 그렇게 잘 던지고 승리 못한 건 마찬가지다. 그래서 내 개인 승리를 따내지 못한 건 전혀 아쉽지 않았다. 팀이 져서 아쉬울 뿐이었다. 투구 내용만 놓고 보면, 내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전날 경기 후 최원준의 인터뷰 내용을 봤다는 고영표는 "고마웠다. 세계 최고의 타자를 언급해줬다. 네일도 좋은 얘기를 해줘 감사했다. 기분이 매우 좋았다"고 말해며 쑥스럽게 웃었다.


'오다 사라지는 마구' 11삼진에 오타니까지 소환..."최원준 고마웠다.…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6회말 2사 1루 변우혁을 삼진 처리하며 11탈삼진을 기록한 고영표가 손짓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5/
정말 오타니와 붙는다면, 체인지업으로 삼진을 잡을 수 있을까. 고영표는 "헛스윙 한 번쯤은 끌어낼 수 있지 않을까. 붙어보고 싶기는 하다"고 말하며 의욕을 보였다. 고영표가 당장 메이저리그에 진출하기는 여러 여건상 쉽지 않겠지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나가면 상대할 확률이 생기기는 한다.

고영표는 "물론 어디까지나 상상이다. 투수와 타자의 대결은 데이터가 쌓여야 한다. 적응이 중요하다. 아마 오타니 선수가 사이드암 투수가 던지는 체인지업을 거의 보지 못했을 것이다. 그럼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타자들이 오버핸드 투수들은 자주 상대하니 커브든, 슬라이더든 대처가 된다. 내 체인지업은 '희귀 구종'이라고 설명하고 싶다"며 껄껄 웃었다.


광주=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