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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때 롯데 자이언츠는 '느림보'들의 팀으로 통했다. 이대호를 중심으로 뛰는 야구보단 차근차근 주자를 쌓고, 한방에 터뜨리는 야구를 펼쳤다.
그 분위기를 바꾼 선수가 '마황' 황성빈이다. 황성빈은 벤치의 지시 없이 자체 판단만으로 거침없이 뛰는 '그린 라이트'로 롯데 발야구를 이끄는 선봉장이다. 언제든 상대의 흔들림을 파고들어 기어코 상처를 낸다.
이날 황성빈은 리드오프 중견수로 출전했다. 키움 선발은 하영민.
롯데는 1회말 황성빈 전민재의 연속 안타로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나승엽이 삼진, 레이예스가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며 찬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여기서 황성빈의 센스가 빛을 발했다. 황성빈은 흐름이 흐트러지자 2구째 하영민의 126㎞ 커브 타이밍을 노려 상대의 견제를 뚫고 3루 도루에 성공했다.
1,3루가 되자 황성빈에 대한 견제와 관심은 더욱 줄어들었다. 이어 하영민은 다시 1루 주자 전민재를 견제했다. 통상 1,3루에 빠른 주자가 있을 경우 1루 주자의 단독 도루부터 히트앤드런, 런앤히트 등 다양한 작전이 걸릴 수 있음을 감안하면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다.
하지만 황성빈은 그 허를 찔렀다. 마침 키움 1루수는 카디네스. 지난해 KBO리그에 데뷔한 이래 처음으로 1루수로 출전한 상황이었다.
황성빈은 카디네스가 견제구를 받아 1루주자 전민재를 태그하는 사이 슬금슬금 시동을 걸었다. 이내 폭발적인 스피드로 홈에 질주하기 시작했다.
당황한 카디네스의 홈송구는 빗나갔고, 그사이 황성빈은 무사히 홈에서 세이프됐다. 상대의 익숙하지 못한 긴장감을 꿰뚫은 '황보르기니'다운 멋진 선택이었다.
이날 키움은 송성문(2루) 이주형(중견수) 최주환(지명타자) 카디네스(1루) 박주홍(우익수) 푸이그(좌익수) 어준서(3루) 김건희(포수) 오선진(유격수) 라인업으로 나섰다. 선발은 하영민.
롯데는 황성빈(중견수) 전민재(유격수) 나승엽(1루) 레이예스(지명타자) 전준우(좌익수) 고승민(2루) 유강남(포수) 김민성(3루) 장두성(우익수)로 맞섰다. 선발은 반즈다.
롯데는 2회 1점, 4회 3점을 추가하며 4회말 현재 5-0으로 앞서고 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