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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뉴욕 양키스와 해도 이길 수 있겠다."
'지는 법을 잊은' LG 트윈스가 15일엔 삼성 타선을 무안타로 막고 이기더니 16일엔 폭발적인 타격으로 승리했다. LG는 16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서 12대2의 대승을 거뒀다.
전날 포수로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김진성-박명근-장현식과 함께 팀 노히트노런을 이끌며 승리에 일조했던 박동원은 이날은 파워 히팅으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특히 이날은 상대 선발이 최원태라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최원태는 2023년 시즌 중에 LG로 와서 함께 우승의 기쁨을 함께 한 동료였다. 지난해에도 최원태는 LG에서 9승을 거두며 좋은 활약을 펼쳤고 시즌 후 FA로 총액 70억원의 거액 계약으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이날 처음으로 LG와 최원태가 만나게 된 것.
히어로즈 시절과 LG에서 최원태와 함께 했던 박동원이 이제 적이 된 최원태를 무너뜨리는 일등 공신이 됐다.
0-2로 뒤진 2회말 첫 타석에서 동점 투런포를 날렸다. 2사후 문성주가 볼넷으로 출루 한 뒤 타석에 들어선 박동원은 2B1S에서 4구째 몸쪽 높은 139㎞의 슬라이더를 받아쳤고 발사각이 18.9도로 낮게 라인드라이브성으로 날아간 타구는 그러나 떨어지지 않고 계속 뻗어나가 담장을 넘어 관중석에 꽂혔다. 2-2 동점.
3-2로 앞선 4회말엔 무사 1루서 깨끗한 중전안타로 찬스를 이었고 홍창기의 안타 때 홈을 밟아 득점에도 성공했다.
6-2로 앞선 5회말 무사 1,2루에선 삼성의 두번째 투수 이호성을 상대해 쐐기 스리런포를 날렸다. 2B1S에서 4구째 146㎞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그대로 당겨쳐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큼직한 홈런을 쳤다. 단숨에 9-2가 되며 승부가 LG쪽으로 크게 기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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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동원은 "너무 행복한 하루다. 초반에 점수를 줬지만 우리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냈다. 모두 잘했고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최원태의 공을 많이 받아본 것이 타격에 도움이 된 것을 부인할 수는 없었다. 박동원은 "이제 또 상대팀이 됐지만 그동안 함께 했던 정은 깊다. 첫날 전화해서 인사 오라고 해서 대화도 나눴다. 그래도 나에게 홈런 맞을 줄은 몰랐을 것"이라고 웃으며 "내가 받아본 투수의 공은 안받아본 공보다는 상대하기가 조금 더 편한 부분이 있다. 원태와 오래 함께 했던 시간이 있어서 상대 선수로 만나는데 도움이 됐던 것 같다"라고 했다.
6회 1사 만루에서 좌익수 플라이로 물러났었다. 솔직하게 홈런을 노렸다고 했다. 박동원은 "대기 타석에서부터 홈런 욕심이 났다. 최고의 하루를 보내보자 했는데 못치고 많이 실망스러웠다"면서 "홈런 못친 것은 괜찮은데 내가 욕심을 내서 볼을 친 부분이 화가 났다. 볼을 안쳤다면 또 타점을 올릴 수 있었는데…"라고 했다.
또 승리하며 어느덧 16승3패. 우승을 했을 때인 2023년에도 19경기를 치렀을 때 1위였지만 13승6패였다. 박동원은 "동료들과도 얘기를 하다보면 2023년 우승했을 때보다 올해더 더 좋은 것 같다고 한다. 분위기도 훨씬 좋고, 뭔가 더 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더라"면서 "내가 농담으로 뉴욕 양키스와 해도 이길 수 있겠다고 말한 적도 있다. 그만큼 우리가 단단하고 잘하고 있다는 얘기를 했다"라며 웃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