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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재만 기자] 직전 경기에서 1이닝 6실점 조기 강판 직후 뜨거운 눈물을 흘렸던 윤영철이 또 한 번 고개를 떨궜다.
시즌 첫 등판이던 지난달 26일 키움전 2이닝 6실점 이후 두 번째 등판이던 롯데전에서도 1이닝 6실점 부진했던 윤영철은 마운드에서 내려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제구라면 누구보다 자신 있던 투수 윤영철. 지난 두 시즌 동안 말을 잘 듣던 제구가 올 시즌 초반 갑자기 말을 듣지 않자, 윤영철은 마운드 위에서 고전하고 있다.
윤영철의 직구 평균 구속은 137km. 리그 평균 구속 143km보다 느리지만 날카로운 제구로 타자들을 상대했던 윤영철의 장점이 사라졌다.
1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주말 3연전 첫 경기.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윤영철은 1회 시작부터 볼넷을 연이어 내주며 위기를 자초했다.
1회 선두타자 정수빈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시작한 윤영철. 무사 1루 정수빈이 2루 도루를 단행했다. 이때 포수 김태군의 송구가 뒤로 빠지며 정수빈은 3루까지 내달렸다. 순식간에 무사 3루, 이어진 박계범과 풀카운트 승부 끝 볼넷을 또 내주며 윤영철은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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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 몰린 윤영철을 도운 건 형들이었다. 4번 타자 양의지의 내야 땅볼 때 유격수 박찬호, 2루수 김선빈, 1루수 위즈덤으로 이어지는 깔끔한 6-4-3 병살 플레이가 나오며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갔다.
형들 호수비에 힘이 난 윤영철은 5번 타자 양석환과 승부에서 과감하게 몸쪽 승부를 펼치며 좌익수 뜬공 처리에 성공했다. 직전 경기였던 사직 롯데전 1회 무너진 뒤 눈물을 흘렸던 윤영철은 1회 위기를 극복했다.
1회 시작과 동시에 볼넷을 연이어 내줬던 윤영철은 이닝을 마친 뒤 불펜에서 곧바로 연습 투구를 하며 밸런스를 찾기 위해 애썼다.
2회 마운드에 오른 윤영철은 1회와 달리 정교한 제구로 선두타자 강승호를 3루 땅볼, 김기연을 유격수 땅볼, 박준영을 우익수 뜬공 처리하며 깔끔하게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1회에는 제구가 흔들리며 투구수 22개를 기록했던 윤영철은 2회 삼자범퇴 이닝과 함께 투구수 12개로 효율적인 피칭을 펼쳤다.
굳은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던 1회와 달리 2회를 마친 윤영철은 제구가 잡혔다는 듯 밝은 표정으로 마운드에서 내려오다가 하늘을 잠시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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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구가 흔들리며 실점을 허용했던 1회와 똑같은 장면을 3회에도 재현한 윤영철. 무사 1루서 박계범의 타구를 1루수 위즈덤이 감각적인 수비로 걷어낸 뒤 3-6-3 병살 플레이로 연결하며 윤영철을 도왔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2사 이후 윤영철은 1회 적시타를 허용한 케이브에게 또 안타를 허용한 뒤 양의지와 양석환에게 연이어 볼넷을 내주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었던 정재훈 코치는 볼을 들고 마운드를 찾아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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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 투수가 무너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겨받은 황동하는 2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구원 등판한 황동하는 강승호를 유격수 땅볼 처리하며 만루 위기를 막아내자, 더그아웃에 앉아 경기를 지켜보던 윤영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세 경기 연속 조기 강판당한 윤영철은 말없이 불펜 뒤 벤치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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