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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은 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제일 먼저 뛰어올까 → 그가 '대투수'인 이유

한동훈 기자

기사입력 2025-04-19 15:32 | 최종수정 2025-04-20 06:03


양현종은 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제일 먼저 뛰어올까 → 그가 '대투수…
1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5회를 무실점으로 마친 양현종이 야수들을 맞이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7/

양현종은 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제일 먼저 뛰어올까 → 그가 '대투수…
17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6회초 1사 2루에서 양현종이 교체되자 아쉬워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7/

[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KIA 타이거즈 토종 에이스 양현종(37). 올 시즌 출발이 더디다. 5차례 등판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하지만 그가 '대투수'로 불리는 이유는 숫자에 다 나타나지 않는다.

데이터만 가지고는 양현종의 존재감을 표현하기 어렵다. 양현종은 2025시즌 승리 없이 3패에 평균자책점 6.31이다. 그럼에도 이범호 KIA 감독은 "양현종이 던지는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했다"고 했다. 양현종의 '정신적 지주'적 역할은 성적표는 물론 카메라에도 담기 어렵다.

양현종은 이닝을 마치면 더그아웃으로 뛰어서 들어간다. 보통 수비가 끝나면 벤치멤버들이 더그아웃 입구로 나와 하이파이브를 하며 들어오는 주전 선수들을 맞이한다. 양현종은 자신이 선발투수임에도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다. 제일 먼저 달려와서 더그아웃 앞에 자리를 잡고 야수들을 맨 앞에서 맞이한다.

이범호 감독은 "양현종이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에도 선수들 분위기를 살리려고 뛰어온다. 먼저 도착해서 들어오는 선수들을 격려해준다. 이런 것이 우리 팀이 가지고 있는 가장 좋은 환경이지 않을까"라며 양현종의 헌신적인 행동에 깊은 감사를 나타냈다.

양현종은 현재 지독한 '아홉수'에 걸렸다. 양현종은 통산 179승에서 230일째 묶여있다. 2024년 9월 3일 LG전 승리가 마지막이다. 이후 8차례 등판에서 5패만 쌓였다. 최근 등판인 17일 KT전은 6회 1사 2루에 퀄리티스타트를 눈앞에 두고 교체됐다.


양현종은 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제일 먼저 뛰어올까 → 그가 '대투수…
15일 광주 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T-KIA전. 양현종이 이범호 감독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위로하고 있다. 광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15/

양현종은 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제일 먼저 뛰어올까 → 그가 '대투수…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양현종이 모자를 벗어 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9/

양현종은 왜 마운드에서 내려올 때도 제일 먼저 뛰어올까 → 그가 '대투수…
29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KIA-한화전. 6회말을 무실점으로 막은 양현종이 주먹을 쥐며 기뻐하고 있다. 대전=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3.29/
이범호 감독은 "지금껏 엄청 많은 아홉수를 다 넘어왔던 선수다. 지난 등판 같은 경우는 양현종 선수가 오직 팀만을 생각했던 것 같다. 잘 던졌는데 퀄리티스타트 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하다"고 돌아봤다.

이범호 감독도 양현종이 곧 극복하고 일어날 것이라고 믿었다.

이범호 감독은 "앞으로 해야 할 승수가 더 많다. 나는 물론이고 투수코치하고도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금방 해소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200승 이상 충분히 할 선수다. 믿고 기다려주도록 하겠다"고 응원했다.


179승의 양현종은 현역 통산 다승 1위이자 역대 2위다. 지난 10년 동안 10승을 달성하지 못한 시즌이 2023년(9승 11패) 한 차례 뿐이다. 꾸준함의 대명사다. 최근에는 40세 넘어서도 현역으로 뛰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양현종도 관리만 잘하면 앞으로 2~3년은 거뜬하다. 이범호 감독 말대로 200승을 넘어 '역대 1위' 송진우의 210승까지도 넘볼 만하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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