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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대주자 견제사, 악송구 퍼레이드까지...'기본기 실종' 두산, 이길 수 없었다 [잠실 현장]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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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0 18:14 | 최종수정 2025-04-20 19:19


치명적 대주자 견제사, 악송구 퍼레이드까지...'기본기 실종' 두산, 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8회말 무사 1루 두산 대주자 전다민이 견제에 걸려 아웃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20/

[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주자 견제사에, 악송구 퍼레이드까지...

두산 베어스가 주말 3연전 KIA 타이거즈의 위닝 시리즈를 헌납했다. 마지막 경기, 잡을 수 있었던 경기를 허무한 실수들로 놓치며 땅을 쳐야했다.

두산은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서 2대6으로 패했다. 3연전 첫 번째 경기 에이스 콜 어빈을 앞세워 잡았지만, 내리 두 경기를 패하며 하위권으로 떨어지게 됐다.

힘든 승부가 예상됐다. 상대가 에이스 네일을 등판시키는 날이었기 때문. 네일은 이 경기 전까지 5경기 평균자책점 0.29의 무결점 투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산이 그 네일과 KIA를 상대로 승기를 잡았다. 일단 잭 로그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해준 게 컸다. 여기에 6회말 박준영이 네일을 상대로 천금의 선제 2타점 안타를 쳤다. 무사 만루 찬스에서 김인태와 강승호가 연속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허무하게 날리는 듯 했지만, 박준영이 네일의 체인지업을 엄청난 집중력으로 컨택트 해내며 승기를 잡았다.


치명적 대주자 견제사, 악송구 퍼레이드까지...'기본기 실종' 두산, 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두산 포수 양의지 3루 송구 실책을 틈타 KIA 박찬호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20/
하지만 승리의 꿈은 허무하게 날아갔다. 7회초 곧바로 역전 점수를 내줬다. 그리고 9회 상대에 쐐기점 3점을 주며 그대로 무너졌다.

손에 꼽기도 힘들만큼, 이날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그 중 가장 힘 빠지게 했던 건 대주자의 견제사. 두산은 2-3으로 밀리던 8회말 선두 김인태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동점이 급하기에, 두산 벤치는 발 빠른 전다민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리드를 하던 전다민이, 조상우의 견제에 걸렸다. 처음에는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했으나, KIA쪽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정은 번복됐다. 한 베이스 진루를 위해 투입한 대주자가 견제사를 당하는 것만큼 치명적인 장면은 야구에 몇 없다.


치명적 대주자 견제사, 악송구 퍼레이드까지...'기본기 실종' 두산, 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9회초 두산 포수 양의지 3루 송구 실책을 틈타 KIA 박찬호가 득점을 올리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20/
사실상 여기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분위기. 두산은 9회초 자멸했다. 마무리 김택연을 올리는 총력전을 펼쳤지만, 그 김택연이 무사 1루 희생 번트 상황서 1루에 어이없는 악송구를 저질렀다. 그렇게 만들어진 무사 2, 3루 위기.


여기서 김택연이 나성범을 상대로 우익수 쪽 짧은 플라이를 유도했다. 케이브가 홈으로 송구를 잘 해 주자가 들어올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 때 KIA 2루 주자 홍종표가 3루쪽으로 너무 많이 움직인 걸 두산 포수 양의지가 캐치했다. 양의지가 2루로 던지는 페이크 동작을 취하자, 3루 주자 박찬호가 움직였다. 양의지가 그 틈을 노려 3루로 던지는 선택은 좋았다. 하지만 또 악송구였다. 그렇게 허무하게 쐐기점을 줬다. 그리고 마지막 6점째 점수도 유격수 박준영의 실책 때문에 헌납해야 했다. 9회에만 실책 3개가 나왔다.


치명적 대주자 견제사, 악송구 퍼레이드까지...'기본기 실종' 두산, 이…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20/
그리고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7회 역전을 당하는 과정도 아쉬웠다. 김선빈의 2루타는 분명 잘맞은 타구가 맞았지만, 프로라면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는데 두산 3루수 강승호가 잡지 못하며 병살타가 될 게 2루타가 됐다. 강승호는 그동안 2루수로만 뛰다 올시즌을 앞두고 3루수로 변신했다. 이어진 상황에서 전진 수비 내야 땅볼 때, 신인 2루수 박준순의 홈 송구도 아쉬웠다. 박찬호가 혼신의 힘을 다해 질주한 걸 칭찬해야 겠지만, 그 송구도 매끄럽지 않아 박찬호가 살 수 있었다.


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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