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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대주자 견제사에, 악송구 퍼레이드까지...
힘든 승부가 예상됐다. 상대가 에이스 네일을 등판시키는 날이었기 때문. 네일은 이 경기 전까지 5경기 평균자책점 0.29의 무결점 투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두산이 그 네일과 KIA를 상대로 승기를 잡았다. 일단 잭 로그가 5이닝 무실점 호투를 해준 게 컸다. 여기에 6회말 박준영이 네일을 상대로 천금의 선제 2타점 안타를 쳤다. 무사 만루 찬스에서 김인태와 강승호가 연속 삼진을 당하며 찬스를 허무하게 날리는 듯 했지만, 박준영이 네일의 체인지업을 엄청난 집중력으로 컨택트 해내며 승기를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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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에 꼽기도 힘들만큼, 이날 아쉬운 장면들이 많았다. 그 중 가장 힘 빠지게 했던 건 대주자의 견제사. 두산은 2-3으로 밀리던 8회말 선두 김인태가 안타를 치고 나갔다. 동점이 급하기에, 두산 벤치는 발 빠른 전다민을 대주자로 투입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욕적으로 리드를 하던 전다민이, 조상우의 견제에 걸렸다. 처음에는 심판이 세이프를 선언했으나, KIA쪽에서 비디오 판독을 신청했고 판정은 번복됐다. 한 베이스 진루를 위해 투입한 대주자가 견제사를 당하는 것만큼 치명적인 장면은 야구에 몇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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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김택연이 나성범을 상대로 우익수 쪽 짧은 플라이를 유도했다. 케이브가 홈으로 송구를 잘 해 주자가 들어올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 때 KIA 2루 주자 홍종표가 3루쪽으로 너무 많이 움직인 걸 두산 포수 양의지가 캐치했다. 양의지가 2루로 던지는 페이크 동작을 취하자, 3루 주자 박찬호가 움직였다. 양의지가 그 틈을 노려 3루로 던지는 선택은 좋았다. 하지만 또 악송구였다. 그렇게 허무하게 쐐기점을 줬다. 그리고 마지막 6점째 점수도 유격수 박준영의 실책 때문에 헌납해야 했다. 9회에만 실책 3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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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