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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김성윤은 '한화 킬러'다.
본격적인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23년부터 12경기에서 16타수8안타(0.500), 2볼넷, 3타점으로 펄펄 날고 있다.
김성윤은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국가대표로 선발됐고, 같은 해 일본에서 열린 APBC 대회에도 대표팀에 합류했다. 발탁될 당시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멀티 외야수이자 대주자 등 다양한 쓰임새가 고려됐다.
다양한 장점을 품고 있는 선수라 탐을 내는 구단도 많았다. 발 빠른 외야자원과 테이블세터가 필요한 한화 이글스도 상시적 관심 구단 중 하나였다. 원조 '발야구' 지휘자 김경문 감독의 구미에 딱 맞는 선수. 7연승 한화가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톱타자 후보까지 될 수 있다. 최근 1번 타자 역할을 잘 해주던 외야수 최인호 마저 충돌 부상으로 21일 말소됐다.
자기 팀을 상대로 잘 치기니 한화 입장에서는 더 강렬한 인상이 남았다. '천적'을 데려오면 마이너스를 제거하는 효과까지 더해 두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마땅한 카드와 결단이 없는 한 탐만 나는 그림의 떡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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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은 흐름이 살짝 끊길 위기다. 19일 대구 롯데전에 앞서 김지찬이 부상을 털고 복귀했기 때문이다. 중견수 자리를 돌려주고 20일 롯데전에는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럼에도 교체출전해 주어진 1타석의 기회에서 안타를 날리며 4연속 경기 안타를 이어갔다.
최근 좋은 타격감이 우연이 아니다. 지난 겨우내 남다른 노력의 결실이 드디어 빛을 보고 있는 상황.
자타공인 '성실파' 김성윤은 과거 '너무 잘 하려는 과잉 의욕'에 발목이 잡힌 적이 있다. 너무 과할 정도로 훈련을 했고, 그라운드에서 너무 잘하려다 보니 결정적인 상황 속에 플레이가 딱딱하게 경직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경험이 쌓였고,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드디어 야구에 눈을 뜨고 있다. 지난해 아쉬움을 털고 맞은 올시즌.
타석에서 여유가 넘친다. 자신의 응원곡을 흥얼흥얼 따라 부르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그러다보니 불리한 볼카운트에서도 배트 컨트롤이 훨씬 가벼워졌다.
지난 19일 롯데전에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한 김성윤은 1회 무사 1루 첫 타석에서 풀카운트로 끌고간 끝에 낮은 빠른 공을 컨택해 빠른 발로 내야안타를 만들었다. 1회 선취 2득점의 징검다리였다. 3-0으로 앞선 2회 무사 1,3루에서는 김진욱의 낮게 떨어지는 슬라이더를 무릎을 살짝 낮추며 가볍게 들어올리는 기술적인 컨택으로 우전 적시타를 만들었다. 2회 대량득점의 기폭제. 벤치가 김성윤에게 기대하는 가벼운 컨택,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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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찬 복귀 이후 우익수 자리를 나눠 출전해야 하는 상황.
들쑥날쑥 출전 속 감각 유지가 조금 어렵게 됐지만 다양한 쓰임새의 김성윤은 어떤 상황에서든 폭발적인 에너지와 한결 여유로워진 모습의 조화 속에 돌파구를 찾아갈 전망. 9번이든 2번이든 톱타자 김지찬과 나린히 기용되면 타 팀으로선 2명의 김지찬을 상대해야 하는 곤혹스러움에 빠질 전망.
앞으로도 한화를 포함한 발 빠른 외야수가 필요한 타 구단들의 관심도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