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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한때 그는 클레이튼 커쇼를 이을 에이스로 각광받았다.
2023년을 온전히 재활에 쏟아부었지만, 순탄치 않았다. 부상 후 2년이 흐른 2024년 5월 돌아왔다. 그러나 몸 상태가 정상은 아니었다. 2년간 공백이 컸다. 들쭉날쭉한 피칭을 이어가다 6월 엉덩이 부상으로 또 다시 재활에 들어갔다.
2개월 뒤 복귀해 8경기를 더 던지고 가까스로 정상 컨디션을 회복했다. 다저스는 그를 포스트시즌 로스터에 포함시켰다.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특히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 3차전서 5이닝 2안타 무실점의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고, 5차전에는 7-6으로 앞선 9회말 등판해 탈삼진 2개를 곁들인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올리며 우승 투수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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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보스턴 레드삭스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2025년 연봉 2105만달러(공교롭게도 QO), 2026년 300만달러의 바이아웃에 연봉 2500만달러의 상호 옵션이 조건이었다. 즉 올해 건강한 몸으로 한 시즌 잘 던져 FA를 다시 노려보자는 것이었다.
워커 뷸러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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뷸러는 22일(이하 한국시각)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화이트삭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7이닝을 4안타 3볼넷 1실점으로 막아내며 시즌 3승을 따냈다. 100개의 공을 던졌고, 삼진은 9개를 잡아냈다. 올시즌 최다 투구이닝에 최다 투구수 경기였다. 워커가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한 것은 2022년 5월 9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약 3년 만이다.
30개를 던진 포심 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4.5마일, 평균 93.7마일이었고, 커터, 스위퍼, 싱커, 너클커브, 체인지업 등 6가지 구종을 고루 구사했다. 평균 95~96마일이었던 다저스 시절과 비교해 구속은 줄었지만, 재기에 성공했다는 징후는 컨트롤과 경기 운영능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1회초 선두 닉 메이튼과 앤드류 베닌텐디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후속 범타를 처리하며 한 점을 내줬을 뿐 이후에는 완벽에 가까웠다. 2회에는 2루타를 내줬으나,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냈다. 3회에는 1회에 연속안타를 허용한 메이튼과 베닌텐디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고 무사 1,2루에 몰렸으나, 후속 세 타자를 잠재웠다.
팀이 역전해 4-1로 앞선 4회를 삼자범퇴로 넘기고 5회에는 1사 1루서 베닌텐디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가볍게 넘겼다. 6회를 1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뷸러는 7회를 삼자범퇴로 요리하고 임무를 완수했다.
보스턴은 뷸러의 호투를 앞세워 4대2로 승리, 최근 6경기에서 5승째를 거뒀다. 시즌 13승11패.
뷸러는 시즌 5경기에서 3승1패, 평균자책점 4.23, 27⅔이닝, 26탈삼진을 기록하게 됐다. 시즌 첫 2경기에서 평균자책점 8.68로 불안했던 뷸러는 최근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96으로 안정세로 돌아섰다.
그를 버린 다저스는 요즘 선발투수들이 잇달아 부상을 호소하고 있다. 타일러 글래스나우의 몸은 허약하고, 바비 밀러는 또 마이너리그로 내려갔다. 오타니 쇼헤이의 마운드 복귀는 기약이 없고, 사사키 로키는 여전히 적응 중이다.
1994년 7월 생인 뷸러는 올해 말 FA 시장을 다시 두드릴 수 있다. 나이를 감안하면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