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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4번 좋기는 하죠. 그런데..."
그래서 데려온 선수가 위즈덤. 8개 홈런으로 1등이다. 이렇게만 보면 성공인 것 같은데, 타율 2할5푼. 그렇게 나쁘지 않지만 '모 아니면 도'의 느낌이 강하다. 걸리면 넘어가는데, 떨어지는 공에 약점이 있다. 믿고 '고정 4번'으로 밀고 나가기가 힘들다.
그러니 또 최형우를 찾을 수밖에 없다. 벌써 42세인데, 통합 우승팀의 4번을 친다. 위즈덤이 초반 부진할 때부터 시작해, 올시즌 대부분 4번으로 나갔다. 임팩트도 강력하다. 19일 두산 베어스전 4번으로 선발출전, 강력한 맞바람을 뚫고 잠실 백스크린을 넘겼다. 이 홈런으로 동점이 됐고, 경기 흐름이 KIA쪽으로 넘어오며 이길 수 있었다. 20일 두산전은 위즈덤과 자리를 바꿔 5번으로 나갔는데, 결승타를 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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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우는 "내가 6번을 좋아하는 건 아니고, 팀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쪽을 생각하는 것이다. 솔직히 나도 4번 치면 좋다. 맨날 해온 자리이기도 하다. 그런데 팀을 생각하면 나는 6번으로 내려가고 젊은 선수들이 중심 타선에 들어와야 한다. 그래야 내가 있는 동안 백업을 해주며, 그 선수가 클 것 아닌가. 그런데 내가 계속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면, 후배들이 클 수 없다. 갑자기 4번 자리에 들어가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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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영이 돌아오면 변우혁을 지명타자로 쓸 때 최형우가 좌익수 수비로 나가야 할 수도 있다.
최형우는 "나는 수비를 나가도 좋다. 감독님께도 나가도 좋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안 내보내시더라"고 말하며 웃었다. 이어 "처음에는 긴장이 돼 조금 힘들어도, 한 번 나가면 그 다음부터는 괜찮다. 그런데 안 내보내신다"고 말해 다시 한 번 웃음을 선사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