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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장)두성아, 내 말 잘 들어. 넌 무조건 사는 주자야. 스스로를 믿어라."
신인 지명 순위는 계약금을 제외하면 큰 의미가 없다는게 중론이다. 일단 프로무대에 들어오면, 같은 출발선에서 경쟁하는 입장일 뿐이다. 대체로 낮은 라운드의 선수가 '재능' 차원에서 밀려나기 마련. 하지만 간혹 스틸픽이 나오거나, 낮은 순위에서 보물처럼 건져내는 선수도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바로 LG 트윈스 문성주다. 장두성과 같은해. 장두성보다 4순위 늦게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지금은 당당한 주전 외야수이자 팀 우승의 주역, 해결사로 거듭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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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롯데 1군에 있는 선수는 9라운드 정보근, 10라운드 장두성 2명 뿐이다. 장두성은 "보근이가 함께라서 늘 힘이 된다. 잘 버텨온 덕분에 앞으로 야구할 날이 좀더 길어진 느낌"이라며 밝게 웃었다.
올시즌 달라진 롯데의 분위기를 이끈 선수다. 선수 개인으로도 시작이 좋았다. 최근 2년간 1차 스프링캠프에는 갔지만, 2차 캠프는 떨어졌었다. 올해는 2차 캠프까지 개근했고, 캠프 MVP로도 뽑혔다. 절친 정보근 외에 전민재까지 합류하면서 친구도 늘었다.
올시즌 22경기에 출전, 타율 2할5푼6리(43타수 11안타)를 기록중이다. 아차하는 사이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드는 스피드는 리그 톱을 다툰다. 여기에 준수한 어깨까지 갖춘 선수다. 윤동희가 잠시 1군을 비운 공백을 잘 채웠다.
윤동희가 돌아오면서 주전 자리를 내줬지만, 장두성은 좌절하지 않는다. "지금 당장은 선발로 못 나가겠지만, 동희는 당연히 그래야하는 선수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왔을 때 잘해야한다. 그때 감독님이 날 선택하실 수 있도록 뒤에서 잘 준비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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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두성은 그 뒤를 받치는 대주자-대수비로 뛰고 있다. 황성빈이 좀더 에너제틱한 느낌이라면, 장두성은 상대적으로 가볍고 빠르다.
주루센스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기껏 대주자로 나갔다가 견제에 걸려 팬들의 혈압을 올리곤 했다. 지난해 도루 14개를 기록하는 등 발전된 주루를 보여주는 비결을 물으니 "고영민 코치님 믿고, 앞만 보고 열심히 뛴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때 자꾸 죽으니까 살짝 위축됐던 건 사실이다. 고영민 코치님께 정말 감사드리고 싶다. '넌 최고야. 죽는 주자 아니고 사는 주자야. 도루를 꼭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마. 네가 아니라고 판단하면 안 가도 된다' 그런 이야기를 많이 해주셔서 자신감이 붙었다. 결국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황)성빈이 형처럼 더 공격적으로 하려고 노력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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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에 결혼한다. 3년 넘게 만났는데, 아내가 부산 토박이다. 이젠 내게 먹여살려야되는 사람이 생겼으니까, 올시즌은 더 악착같이 준비했다. 아내에겐 표현은 다 못하지만 정말 고맙다. 부모님은 당연히 감사하고, 부산에 혼자 내려와있는 날 장인장모님이 정말 친아들처럼 챙겨주신다. 이 자리를 빌어 정말 감사드린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