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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그야말로 급전직하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의 타율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밀워키 좌완 선발 호세 킨타나에 꼼짝없이 당했다.
1회말 첫 타석에서 킨타나의 5구째 바깥쪽 낮은 코스의 77.3마일 슬러브를 받아친 것이 유격수 플라이로 뜨고 말았다.
2-11로 뒤진 8회에는 선두타자로 나가 좌완 브라이언 허드슨을 상대로 풀카운트에서 8구째 바깥쪽 89마일 직구를 볼로 골라 볼넷으로 출루한 뒤 후속타 때 홈을 밟아 시즌 20득점째를 마크했다. 그러나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2사후 주자 1,2루에서 우완 요엘 파이암프스의 초구를 건드려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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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세가 좋지 않다. 지난 19일 LA 에인절스전서 3타수 2안타를 치며 0.361까지 끓어올렸던 타율이 0.315로 떨어졌다.
지난 20일 에인절스전서 4타수 1안타, 21일 에인절스전서 5타수 무안타, 22일 밀워키전서 4타수 1안타, 그리고 이날 4타수 무안타를 쳤다. 최근 4경기에서 17타수 2안타로 갑작스럽게 하락세를 이어간 것이다. 올시즌 23경기에서 타율 0.315(89타수 28안타), 3홈런, 15타점, 20득점, 9볼넷, 14삼진, 출루율 0.374, 장타율 0.573, OPS 0.947을 마크했다.
19일 당시 NL에서 타율과 장타율, OPS 2위에 각각 랭크됐던 이정후는 이날 현재 타율 13위, 장타율 7위, OPS도 공동 10위로 곤두박질했다.
만약 24일 밀워키전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거나, 24~25일 밀워키와의 남은 홈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로 부진하면 타율 3할대가 무너진다. 물론 시즌 초반이라 안타 하나를 추가하면 타율을 금세 회복할 수 있으나, 지금과 같은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슬럼프가 장기화하면 3할 타율을 유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 더구나 상대의 연구와 견제는 더욱 거세지기 마련이다.
이날 현재 이정후의 구종별 타율은 직구가 0.306, 변화구는 0.318, 오프스피드는 0.333이다. 킨타나가 70마일대 후반의 슬러브를 모두 결정구로 던져 이정후를 잠재웠다는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생소함도 이겨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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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비교가 무리일 수 있으나, 스즈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메이저리그에 데뷔할 당시 데뷔 세 번째 경기인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서 4타수 2안타를 치며 타율을 0.308로 만든 이후 2019년 은퇴할 때까지 단 한 순간도 통산 타율이 3할 밑으로 떨어진 적이 없다. 그날 오클랜드전부터 4월 21일 애너하임 에인절스전까지 15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는 동안 65타수 26안타(0.400)를 몰아치며 3할대 타율을 안정적으로 구축한 덕분이다.
이날 오라클파크를 찾은 2만8573명의 홈팬들은 이정후가 마지막 타석에 섰을 때도 "정~후~리~"를 외쳤다. 시즌 초반 샌프란시스코를 벗어나 전국 수준으로 번진 '이정후 열풍'이 금세 식어서는 안될 일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