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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으면 대형 사고' 김유성 위협구 논란, 100% 고의는 아닌데...해결 방법은 하나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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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4 10:20


'맞으면 대형 사고' 김유성 위협구 논란, 100% 고의는 아닌데...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4회말 무사 1루 최주환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김유성.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3/

[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하필 공이 상대 머리쪽으로 날아가는 걸까.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가 벤치클리어링에 휩싸였다. 위협구 논란 때문이었다.

두산은 2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서 8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웃지 못했다. 이승엽 감독이 올시즌 야심차게 내놓은 5선발 김유성이 또 크게 흔들렸기 때문이다.

김유성은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구위 하나로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독한 결정'이었다. 첫 FA를 앞둔 최원준을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김유성을 포함시킨 것. 곽빈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최원준이 선발진에 합류하기는 했으나, 김유성 결정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만큼 이 감독의 신뢰는 확고했다.


'맞으면 대형 사고' 김유성 위협구 논란, 100% 고의는 아닌데...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2회말 1사 푸이그가 김유성의 사구에 맞아 출루했다. 김유성이 사과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3/
하지만 불펜과 실전 전쟁터는 달랐다. 제구가 문제였다. 긴장감을 이기지 못하는 듯, 제구가 들쭉날쭉이었다. 개막 후 선발로 3경기 나서 2패. 5이닝 패전 한 번, 그리고 나머지는 1⅓이닝, 3⅔이닝 조기강판이었다.

2군에서 재정비를 했고, 키움전 다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다시 3이닝 조기 강판이었다.

그냥 부진했다면, 김유성 개인의 문제로 끝날 수 있었지만 키움과 싸움까지 났다. '야생마' 푸이그가 김유성이 던진 머리쪽 공에 단단히 화가 났다. 방망이를 들고 마운드쪽을 걸어가다 양의지의 저지에 화를 삭혔고, 그 사이 양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왔다. 이 감독은 김유성 교체로 불을 껐다.


'맞으면 대형 사고' 김유성 위협구 논란, 100% 고의는 아닌데...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4회말 무사 푸이그가 김유성의 얼굴쪽 위협구에 발끈하자 양의지가 달려와 말리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3/

푸이그가 공 1개에 화가난 건 아니었다. 이미 전 타석 김유성에게 사구 한 방을 맞았다. 이후 동료 임지열, 카디네스의 머리쪽으로 계속 공이 날아들었다. 또 시범경기 동료 김동엽이 김유성의 몸쪽 공에 손목을 맞고 골절상을 입어 지금까지도 결장중이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푸이그를 폭발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유성의 위협구가 고의냐는 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세상 100% 확률은 없다지만, 김유성이 키움 선수들을 위협하려 공을 던졌을 확률은 거의 100% 아니었을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유성이 위기를 맞이하거나, 긴장하면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스타일이다. 문제는 릴리스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돼버리면, 공이 우타자 머리나 몸쪽으로 가버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유성이 키움 선수들에 앙심을 품었다면 좌-우타자들을 가리지 않았겠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우타자들에게만 비슷하게 공이 들어갔다.


'맞으면 대형 사고' 김유성 위협구 논란, 100% 고의는 아닌데...해…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키움전. 4회말 무사 푸이그가 김유성의 얼굴쪽 위협구에 발끈하며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김유성이 교체되고 있다. 고척=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4.23/
골치가 아픈 건 고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이런 공이 계속 나오면 큰 사고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 100km 초반대 커브볼만 맞아도 아픈데, 김유성의 공은 150km가 넘는 강력한 회전이 걸린 공이다. 사실상 '살상 무기' 수준의 위력이다. 상대 타자가 공에 맞고 사고가 나면, 이는 고의 여부를 떠나 큰 후폭풍이 일어날 수 있다.

그렇다고 선수 미래를 꺾어버릴 수도 없다. 방법은 하나다. 김유성이 부단한 노력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제구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래야 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다른 팀 동업자들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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