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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왜 하필 공이 상대 머리쪽으로 날아가는 걸까.
김유성은 올해 호주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압도적인 구위를 선보이며 이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구위 하나로는 전국 최고 수준으로 꼽혔다.
'독한 결정'이었다. 첫 FA를 앞둔 최원준을 대신해 선발 로테이션에 김유성을 포함시킨 것. 곽빈의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최원준이 선발진에 합류하기는 했으나, 김유성 결정은 파격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만큼 이 감독의 신뢰는 확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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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군에서 재정비를 했고, 키움전 다시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다시 3이닝 조기 강판이었다.
그냥 부진했다면, 김유성 개인의 문제로 끝날 수 있었지만 키움과 싸움까지 났다. '야생마' 푸이그가 김유성이 던진 머리쪽 공에 단단히 화가 났다. 방망이를 들고 마운드쪽을 걸어가다 양의지의 저지에 화를 삭혔고, 그 사이 양팀 선수들이 모두 뛰어나왔다. 이 감독은 김유성 교체로 불을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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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이그가 공 1개에 화가난 건 아니었다. 이미 전 타석 김유성에게 사구 한 방을 맞았다. 이후 동료 임지열, 카디네스의 머리쪽으로 계속 공이 날아들었다. 또 시범경기 동료 김동엽이 김유성의 몸쪽 공에 손목을 맞고 골절상을 입어 지금까지도 결장중이다. 이런 여러 요소들이 푸이그를 폭발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김유성의 위협구가 고의냐는 점으로 연결될 수 있다. 세상 100% 확률은 없다지만, 김유성이 키움 선수들을 위협하려 공을 던졌을 확률은 거의 100% 아니었을 것이다. 한 야구 관계자는 "김유성이 위기를 맞이하거나, 긴장하면 공을 놓는 릴리스 포인트가 급격하게 흔들리는 스타일이다. 문제는 릴리스 포인트가 뒤에서 형성돼버리면, 공이 우타자 머리나 몸쪽으로 가버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김유성이 키움 선수들에 앙심을 품었다면 좌-우타자들을 가리지 않았겠지만, 공교롭게도 모두 우타자들에게만 비슷하게 공이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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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선수 미래를 꺾어버릴 수도 없다. 방법은 하나다. 김유성이 부단한 노력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제구를 장착하는 것이다. 그래야 이 감독의 선택을 받을 수 있고, 다른 팀 동업자들의 신뢰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