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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지난해 양 리그 두 MVP의 시즌 초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극명하다.
오타니는 역사적인 기록을 세웠다. 159경기에 나가 타율 0.310(636타수 197안타), 54홈런, 130타점, 134득점, 59도루, OPS 1.036의 성적. 메이저리그 역사상 첫 50홈런-50도루의 금자탑을 세웠으니, 투수로는 쉬었지만 생애 세 번째 MVP도 당연히 만장일치였다. 양 리그 MVP가 모두 만장일치로 정해진 것은 그전 시즌인 2023년에 이어 두 번째였다.
그런데 올 정규시즌 개막 후 한 달 가까이 지난 시점 저지와 오타니의 활약상은 매우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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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저지는 시즌 타율 0.415(94타수 39안타), 7홈런, 26타점, 23득점, 출루율 0.513, 장타율 0.734, OPS 1.247, bWAR 2.1을 마크했다. 타율, 안타, 출루율, 장타율, OPS, WAR은 양 리그를 합쳐 1위이고, 득점과 타점은 AL 1위다. 지금 AL MVP를 뽑으라면 저지가 또 만장일치가 유력할 정도다.
작년과 비교하면 사뭇 다르다. 저지는 지난해 시즌 첫 25경기에서 타율 0.191에 그쳤었다. 저지는 이에 대해 "그게 야구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내가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낸다고 해도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똑같다. 상황을 단순화해서 봐야 한다. 작년보다 좋은 4월을 보내고 싶었다"고 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뭔가 특별히 달라진 건 없다는 소리다.
MLB.com에 따르면 이날 경기가 열린 프로그레시브필드 원정팀 라커룸에는 경기를 앞두고 TV에 MLB네트워크 채널이 켜져 있었다. 공교롭게도 전날 저지의 4안타를 분석하는 화면이 소개됐다. 저지가 TV에 등장하자 웃고 떠들던 오스왈도 페라자, 파블로 레이예스, 요빗 비바스 등 후배들이 대화를 중단하고 전문가들이 설명하는 저지의 특성에 집중했다. 올시즌에도 최고의 타자는 저지라는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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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마운드 복귀 준비 때문일 수도 있다.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에 따르면 오타니는 매주 두 차례 불펜피칭을 실시하고 있고, 조만간 라이브 피칭도 소화한다는 계획이다. 5월 복귀가 사실상 무산된 가운데 신중을 기하고 있으나, 타격에만 신경 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최근 오타니의 타격 부진에 대해 "스윙이 너무 크다. 지금은 안타를 치면 되는데 생소한 모습이다. 뭔가를 열심히 하고 있는데, 뭘 하는지는 모르겠다. 최근 볼넷을 몇 개 얻었는데, 그밖의 타석에서는 볼넷을 얻을 수 있음에도 스스로 아웃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오타니의 선구안이 들쭉날쭉하고 스윙이 크다는 뜻이다.
오타니는 지난해 시즌 첫 25경기에서 타율 0.364에 OPS 1.107을 마크했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