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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ERA 1등? 나 이정후야!' SF 간판타자 이정후, 현 MLB 최고투수 공략성공. 4G 연속안타+팀은 행운의 끝내기 승리로 2위 점프

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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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27 09:40 | 최종수정 2025-04-27 16:31


'너 ERA 1등? 나 이정후야!' SF 간판타자 이정후, 현 MLB 최…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메이저리그 유일의 0점대 ERA(평균자책점) 투수도 '바람의 손자' 이정후(27·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얻어맞았다.

이정후가 1회 첫 타석부터 안타를 치며 4경기 연속 안타행진을 이어나갔다. 이후 세 타석에서는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그러나 샌프란시스코는 극적인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전날 영봉패(0대2)를 설욕했다.

이정후는 2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변함없이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27이 됐다. OPS는 0.946으로 약간 떨어졌다.


'너 ERA 1등? 나 이정후야!' SF 간판타자 이정후, 현 MLB 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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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17연전'의 16번째 경기였다. 전날 저스틴 벌랜더를 공략해 승리한 텍사스는 올 시즌 초반 막강한 위력을 뽐내고 있는 타일러 말리를 선발로 투입해 연승을 노렸다. 말리는 경기 전까지 6경기에 등판해 3승무패 평균자책점 0.65의 압도적인 구위를 자랑하고 있었다. MLB에서 유일한 0점대 ERA. 벌써부터 가장 유력한 사이영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이정후에게는 그저 '평범한 상대 선발' 중 한 명일 뿐이었다. 이정후는 첫 타석부터 말리를 제대로 공략했다.

0-1로 뒤지던 1회말 2사 후 첫 타석에 나선 이정후는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84마일짜리 커터를 밀어쳐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팀의 첫 안타였다. 0점대 ERA투수에게 위축돼 있던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은 이정후가 가볍게 안타를 치고 나가자 환호하며 자신감을 회복했다. 더불어 이정후 역시 전날 경기 마지막 타석 오심으로 인한 삼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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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정후는 0-2로 뒤진 3회말 1사 1루서 맞은 두 번째 타석에서 잘 맞혔으나, 타구가 상대 호수비에 걸려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다.

볼카운트 1B1S에서 말리의 3구째 슬라이더를 제대로 받아쳤다. 3루수와 유격수 간 깊숙한 곳으로 타구속도 100.2마일의 하드히트 타구가 튀어나갔다. 이때 텍사스 유격수 닉 아메드가 자신의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타구를 잡았다. 아메드는 발 빠른 이정후 대신 선행 1루주자 마이크 야스트렘스키를 2루에서 잡는 선택을 했다. 결국 선행주자가 잡혔고, 이정후는 1루에서 살았다. 이어 4번타자 채프먼이 우익수 뜬공으로 아웃되며 이닝이 종료됐다.


0-2로 뒤지던 샌프란시스코는 5회말 1사 2, 3루에서 윌리 아다메스의 좌중간을 가르는 동점 적시타로 2-2를 만들었다. 이어진 1사 1루에서 이정후가 홈 관중의 '정후 리!' 함성과 함께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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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 벤치가 움직였다. 이정후를 의식한 듯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말리를 진정시켰다. 교체는 이뤄지지 않았다. 말리와 세 번째 승부. 이정후는 초구와 2구 연속 포심 패스트볼 스트라이크를 지켜봤다. 2S로 카운트가 몰렸다. 3구째는 바깥쪽 스플리터(85.7마일)였다. 이정후는 첫 타석 때처럼 떨어지는 공을 밀어쳤다. 그러나 이번에는 좌익수 정면으로 향했다.

8회말 1사 후 네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호비 밀너를 상대했다. 보기 드문 좌완 사이드암이었다.

창과 방패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었다. 밀너는 왼손 타자를 상대로 피안타율이 0.223에 불과하다. 반면, 이정후는 왼손 투수를 상대로 올 시즌 0.382의 고타율을 기록 중이었다. 이번에는 이정후가 졌다. 볼카운트 2B1S에서 몸쪽으로 들어온 4구째 싱커에 배트가 나갔지만, 투수 앞 땅볼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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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막판까지 2-2로 맞서던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초 무사 1, 2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위기를 넘기자 승리의 찬스가 찾아왔다. 9회 선두 엘리엇 라모스의 중전안타와 라몬트 웨이드 주니어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1, 2루 찬스. 크리스티안 코스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 후 대타로 등장한 패트릭 베일리가 우전 적시타를 날리며 완벽한 피니시를 보여줬다. 샌프란시스코는 18승(10패)째를 수확하며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단독 선두가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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