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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굴러 들어온 복덩이'
이정후는 28일(이하 한국시각) 홈구장인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인터리그 홈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이로써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324(108타수 35안타)가 됐다. 전날보다 약간 떨어졌지만, 5경기 연속 안타라는 점이 중요하다. 타격감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대신 수비에서 명장면을 연출하며 안타 1개를 친 것이나 다름없는 기여를 했다. 4회초 수비였다. 2사 후 타석에 나온 텍사스 포수 요나 하임이 좌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다. 발이 조금 느리거나 판단력이 늦었다면 외야 깊숙한 곳까지 굴러가 2루타가 될 법한 타구였다.
이정후는 1회말 첫 타석부터 '진짜 안타'도 날렸다. 1회말 1사 1루 때 타석에 나온 이정후는 상대 에이스급선발 잭 라이터를 만났다. 우완투수 라이터는 올 시즌 3경기에 나와 2승에 평균자책점 0.87이라는 무시무시한 위력을 보여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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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가 원했던 승부구였다. 이정후는 빠르게 타구를 잡아당겨 우전 안타를 날렸다. 수 싸움과 배트 스피드로 만들어낸 하드 히트였다. 이정후가 1루까지 나가는 사이 1루 주자 윌리 아다메스는 3루까지 나가며 1사 1, 3루 득점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샌프란시스코는 매트 채프먼과 윌머 플로레스의 연속 볼넷으로 밀어내기 득점을 올렸다. 그러나 계속된 1사 만루에서 엘리엇 라모스와 라몬테 웨이드 주니어가 연속 범타에 그치며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다. 이정후도 3루까지 나갔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첫 타석에 안타를 친 이정후는 3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두 번째 타석에서 다시 라이터의 초구 볼 이후 들어온 2구에 승부를 걸었다. 95마일 싱커를 쳤지만,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공의 무브먼트 때문에 살짝 빗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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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회말 1사 후 세 번째 타석에서는 좌완 불펜투수 제이콥 라츠를 만나 유격수 땅볼에 그쳤다. 2-2로 맞선 8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좌익수 뜬공으로 아웃됐다.
샌프란시스코는 9회말에 상대 내야의 연속 실책 덕분에 행운의 끝내기 승리를 거두며 시즌 초반 다섯 번째 끝내기 승리를 달성했다. 9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라모스가 텍사스 불펜 투수 루크 잭슨의 초구 슬라이더를 받아 쳤다.
앞쪽으로 크게 바운드 된 타구는 투수 왼쪽으로 향했다. 잭슨은 이걸 맨손으로 잡아 그대로 1루로 던졌다. 하지만 방향이 완전히 빗나갔다. 공은 외야 파울지역까지 굴러갔다. 그 사이 라모스는 2루를 돌아 3루까지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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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스는 송구가 빠지는 걸 확인하는 순간 지체없이 홈으로 쇄도했다. 이어 홈플레이트 약 2m 전에서 몸을 날려 헤드 퍼스트슬라이딩으로 홈베이스를 찍고 경기를 끝냈다. 위닝시리즈를 만드는 홈베이스 터치였다. 이정후가 가장 먼저 달려나와 라모스와 얼싸안으며 기뻐했다. 이정후가 더그아웃의 '핵인싸'라는 걸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