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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죽을만큼 분발해!' 만만했던 경쟁자 파헤스, 지금은 '넘사벽'. 최근 5G 타율 0.650 미친활약, 급기야 MLB '이 주의 선수' 등극

이원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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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4-30 00:09


'김혜성 죽을만큼 분발해!' 만만했던 경쟁자 파헤스, 지금은 '넘사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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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죽을만큼 분발해!' 만만했던 경쟁자 파헤스, 지금은 '넘사벽'.…
LA 다저스 앤디 파헤스가 28일(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전에서 5회말 중월 투런홈런을 터뜨린 뒤 기쁜 표정으로 홈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김혜성, 지금 수준으로 콜업은 어림도 없다'

현재 LA다저스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오클라호마시티 코메츠)에서 활약하며 빅리그 콜업을 노리는 김혜성(26)에게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은 소식이다. 한때 만만한 경쟁상대로 여겼던 앤디 파헤스가 갑자기 '넘사벽'급으로 급성장했기 때문이다.

놀라운 반전드라마다. 주연은 파헤스고, 조연은 데이브 로버츠 LA다저스 감독이다. 드라마의 내용을 한 줄로 요약하면 이렇다. '형편없는 성적으로 비난받던 사나이가 감독의 믿음이 담긴 한마디에 용기를 얻어 영웅으로 부활하다'. 사람들이 감동하지 않을 수 없는 스토리라인이다.

파헤스는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김혜성과 개막 엔트리 진입을 겨루던 사이였다. 당시에는 거의 막상막하의 경쟁 끝에 파헤스가 결국 승리했다. 하지만 개막 이후 이 평가가 틀렸다는 지적이 나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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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헤스가 너무나 부진했기 때문이다. 파헤스는 개막 후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불과 0.159(63타수 10안타)의 타율에 그치고 있었다. 홈런 두 방을 날리긴 했으나 출루율은 겨우 2할7푼4리 밖에 안됐다. OPS도 0.544에 불과했다.

때문에 LA다저스 팬들과 현지 언론은 파헤스를 마이너리그로 보내야 한다며 강하게 성토했다. 자연스럽게 마이너리그에 있는 김혜성을 불러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의 LA 다저스 담당 블레이크 해리스 기자가 대표적인 '파헤스 마이너리그행'을 주장했던 인물이다.

그는 "시즌 첫 3주 동안 파헤스는 수비, 타석 등 모두 골칫거리였다. WAR은 마이너스였고, 다저스는 계속 지고 있었다"며 파헤스를 마이너리그로 보내고, 다른 선수를 불러올려야 한다고 주장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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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명장' 로버츠 감독이 이런 비난 여론을 한 마디로 잠재웠다. 로버츠 감독은 파헤스에 대한 비난이 극에 달했던 지난 16일 "파헤스에게 150타석의 기회를 줄 것"이라고 했다. 이날을 기점으로 100타석 정도는 더 믿고 내보내겠다는 뜻이었다. 파헤스는 이 말이 나온 뒤로 거짓말처럼 부활했다.


파헤스는 지난 23일 시카고 컵스전 이후 5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이 기간 타율이 무려 0.650(20타수 13안타)에 달했다. 더불어 2루타와 홈런도 각 3개씩 터트리며 무려 1.900의 무시무시한 OPS를 찍었다. 미운오리새끼가 화려한 백조로 거듭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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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이런 파헤스의 변신에 찬사를 보냈다. MLB사무국은 29일 파헤스와 에우헤니오 수아레스(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를 내셔널리그 '이 주의 선수'로 공동선정했다. 수아레스는 지난 27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경기에서 무려 4개의 홈런을 날린 바 있다.

파헤스는 지난 주 5경기에서 타율 6할5푼을 찍은 덕분에 1할대였던 시즌 타율을 2할7푼7리(83타수 23안타)까지 끌어올렸다. 5홈런 11타점에 출루율 0.355, 장타율 0.506, OPS 0.861로 모든 수치가 메이저리그 평균치로 올라왔다. 이제 아무도 파헤스를 마이너리그로 보내라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이런 반전드라마가 모든 이에게 감동을 준 것은 아니다. 김혜성에게는 암울한 스토리다.

현 시점에서 김혜성은 파헤스의 상대가 될 수 없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타율이 고작 2할5푼2리(103타수 26안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파헤스가 1할대 타율에 머물던 시기에는 얼추 경쟁해볼만 했는데, 지금은 파헤스가 너무나 멀리 달아나버렸다.

김혜성이 따라가려면 오직 한 가지 방법 뿐이다. 마이너리그에서 3할대 중반의 고타율을 찍어보이는 수 밖에 없다. 그렇지 않으면, 메이저리그 선수들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결국은 수치로 보여 줘야 한다. 메이저리그에서 김혜성을 불러줘야 하는 이유를 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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