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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계약(FA) 시장에 나온 김종규가 미친 파장은 어마어마했다. 역대 최고액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12억7600만원, 김종규를 잡기 위해 원주 DB가 20일 써낸 금액이다. DB가 결국 김종규를 품에 안았다. 당장 다음 전력 판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다음날 열린 재정위원회에서 결론이 나왔다. LG와 김종규의 소명을 취합한 뒤 '김종규의 타구단 사전 접촉으로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사전 접촉에 대해 불인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일단 김종규의 손을 들어줬지만, LG 역시도 이 결과에 대해 별다른 이의제기 없이 흔쾌히 수용했다. 이것으로서 김종규와 LG의 관계는 깨끗하게 종료됐다.
하지만 여전히 농구계의 관심은 뜨거웠다. 이제 완전한 자유의 몸이 된 김종규가 과연 어디로 갈 것이냐는 점. 실력이 뛰어난 김종규를 영입한 팀은 당장 다음 시즌 우승권에 도전할 수 있다. 그래서 우승을 탐내는 KCC와 DB, KT 등이 김종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관건은 결국 '금액'이었다. LG가 원소속팀 협상에서 '12억원'을 최종 제시한 것을 공개했기 때문에 규정상 김종규를 영입하려는 팀은 이보다 높은 금액을 써내야 한다. 그 금액을 갖고 경쟁하는 시스템이다.
김종규의 영입으로 인해 DB는 과거 김주성 윤호영 등이 맹활약하던 전성기의 부활을 꿈꾸고 있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 베테랑 윤호영에 허 웅이 버티고 있고, 다음 시즌 중에는 2017~2018시즌 정규리그 MVP이자 김종규와 경희대 시절 찰떡 호흡을 맞췄던 두경민도 돌아온다. 이상범 감독의 지도력도 충분히 입증된 만큼 엄청난 시너지 효과가 예상된다.
LG의 입장에서도 김종규가 차라리 DB로 가게된 게 그나마 낫다. 보상선수 풀이 KCC보다는 DB쪽이 더 넓다. 당장 전력에 보탬이 될 만한 선수들을 눈여겨 보고 있다. LG는 이제 다음 시즌 전까지 어떻게 김종규의 빈 자리를 메우느냐가 숙제다. LG는 20일 FA로 시장에 나온 정희재와 김동량, 박병우를 영입하기로 하고 각각 2억4500만원과 2억1000만원, 1억3000만원을 풀었다. 선수층이라도 두텁게 만들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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