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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신한은행의 올 시즌은 험난했다.
핵심이 없는 상황에서 정상일 감독은 고군분투했다.
상대의 약점을 찌르는 전술로 조금씩 조금씩 승수를 쌓았다. 컨디션이 올라오진 않았지만, 김단비가 돌아오면서 팀은 조금씩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시작했다.
하지만 4연패. 엘레나 스미스가 합류했지만, 여전히 불안했다. 결국 KEB 하나에게 74대96, 22점 차 완패.
커다란 문제가 발생했다. 노련한 정 감독은 즉각 이 문제를 캐치했다.
그는 경기가 끝난 뒤 인터뷰에서 "이제 모든 팀들이 우리의 약점을 완전히 파악한 것 같다. 내가 상대팀 감독이라고 해도 그런 수비를 했을 것"이라고 했다.
상대의 앞선 압박이 핵심. 신한은행은 활동력이 좋은 가드가 단 하나도 없다. 그나마 황미우가 있지만, 경험이 너무 부족하다.
이경은 한채진 김이슬은 모두 경기 운영 능력은 좋지만, 기본적 활동력이 많이 떨어진다. KEB하나의 김지영 신지현 강계리 등 빠른 가드들의 압박에 시종일관 고전, 결국 20점 차 이상의 대패를 당했다.
이 약점은 고쳐야 하지만, 문제는 대체 옵션이 없다는 점이다. 신한은행의 올 시즌 딜레마이자 숙제다.
정 감독은 "뭔가의 방법을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많이 곤란해질 수 있다. 올 시즌의 숙제이자, 내년의 숙제"라고 했다.
핵심을 찔렀다. 단, 대안에 대해서는 고민을 해야 한다.
그는 "머리가 너무 아프다. 계속 만들어봐야 한다"고 했다. 확실한 대체카드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고민이다.
템포를 극단적으로 느리게 하는 느린 템포 전술, 상대 압박을 상쇄할 수 있는 포지션의 변화 등 그의 머리 속에는 많은 옵션들이 있긴 하다. 문제는 그런 변화가 팀에 효과적으로 도움이 될 지 입증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 부분에 대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다.
그는 삼성생명 코치, 여자 국가대표 코치 등을 역임했고, 지난 시즌 BNK 썸의 전신인 OK저축은행의 사령탑을 역임하면서 능력을 나름 입증했다. 노련하고 대처 능력이 탁월한 지도자다. 과연, 신한은행의 이런 딜레마를 어떻게 풀까.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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