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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휴우∼, 십년감수했네요."
해프닝으로 끝났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2020∼2021시즌을 앞두고 초유의 '혼란'을 맞을 뻔했기 때문이다.
한때 프로농구판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n차 감염 해프닝'의 전말은 이렇다. 수도권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본격화되던 지난 19일 A고교 농구부 선수 B군이 '확진자와 접촉했으니 검사를 받으라'는 보건당국 통보를 받았다.
B군의 학교 친구가 확진자로 판명났는데 감염 경로와 동선을 추적하던 중 B군과 지난 14일 접촉한 사실이 확인된 까닭이다. B군과 함께 운동을 하던 A고교 농구부에도 당연히 비상이 걸렸다.
B군이 검사 통보를 받기 전 A고교는 이미 명지대, 한양대 등과 연습경기를 치렀다. 명지대는 18일 안양 KGC와, KGC는 19일 성균관대와 연습경기를 했다.
또 명지대 일부 선수는 지난 16일 3대3 농구대회에 참가해 SK 코칭스태프, 선수와 같은 공간에 있었다. SK는 18일 KT와 연습경기를 가졌다.
비상이 걸린 A고교 농구부는 즉각 연습경기를 했던 대학, 프로팀에 B군의 사정을 통보했고, B군은 20일 선별진료소에서 검사에 응했다. 검사 결과는 21일 오전에 나올 예정이었다.
그 사이 프로농구계에 공포의 시간이 엄습했다. 먹이사슬처럼 고교-대학-프로팀으로 연쇄 접촉한 까닭에 만에 하나 양성 반응이 나온다면 농구판이 초토화될 우려가 컸다. 특히 농구는 경기 중 신체접촉이 많은 종목이다.
19일 오후 4시부터 한양대와 연습경기를 하다가 해당 사실을 연락받은 현대모비스는 깜짝 놀란 나머지 경기를 중단, 선수단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이날 연습경기의 진행을 도왔던 KBL(한국농구연맹) 심판들도 마찬가지로 자가격리.
이미 명지대와 연습경기를 했던 KGC 역시 19일 오후부터 선수단은 물론 구단 버스 운전기사까지 격리 조치를 취했다. 한발 더 나아가 SK는 3대3 농구에 참가했던 코치와 선수들에 대해 코로나 반응 검사를 따로 받도록 했다.
'공포 바이러스' 확산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연습경기와 관련이 없던 KCC, DB도 떨어야 했다. 지난 18일 한국농구연맹(KBL)센터에서 열린 '2020 현대모비스 서머매치' 미디어데이 때문이다. 미디어데이에서는 SK, KCC, DB, KGC 등 4개팀 감독이 기자회견장에 나란히 앉아 회견을 했고, 농구공에 손을 모아 기념촬영도 했다. 김 훈(DB) 안영준(SK) 유병훈(KCC) 문성곤(KGC) 등 각팀 대표선수들도 참가했다.
명지대와 경기를 했던 SK, KGC의 감독-선수와 접촉을 했으니 덩달아 불안에 떨 수밖에. 평소 선수단과 자주 대면하는 구단 프런트와 스태프들은 또 어떤가. 2차로 시작해 4∼5차 감염으로 확산될 우려가 컸다.
결국 B군이 검사을 받으라는 통보를 받은 19일 오후부터 21일 오전까지 수백명의 관련자들은 두문불출한 채 가슴만 졸여야 했다. 천만다행으로 B군 등 A고교와 SK 선수들은 21일 오전 코로나 '음성' 판정을 받았고 '공포 비상령'은 말끔히 해제됐다.
KGC 관계자는 "음성 판정을 받았기에 망정이지 만약 그게 아니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면서 "자기도 모르게 감염될 수 있는 코로나19의 위력을 절감했다. 선수단 방역관리에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됐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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