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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여전히 뜨거웠던 그들의 관계.
그리고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있었다. 바로 KCC 캡틴 이정현과 LG의 새 에이스 이관희의 맞대결이다. 연세대 1년 선후배(이정현이 선배) 사이인 두 사람은 수년 전부터 리그 최고의 앙숙 관계로 유명하다. 만나기만 하면 서로를 향해 으르렁거려 팬들 사이 최고의 이슈 메이커들이 됐다. 두 사람이 유니폼을 갈아입어도, 감정까지 변하지는 않았다. 일각에서는 필요 이상의 감정 싸움만 벌이는 것 아니나며 눈살을 찌푸리기도 했다.
사실 명성에서는 리그 MVP 출신 이정현을 이관희가 따라잡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관희가 지난 시즌 LG 이적 후 일취월장한 기량을 보여줬고 LG와 FA 계약을 체결하며 이제는 보수도 더 많이 받는 위용(이관희 6억원, 이정현 4억원)을 과시하게 됐다.
하지만 이날은 두 사람을 욕할 수 없었다. 에이스로서의 농구 실력도 제대로 보여줬기 때문이다. 경기 시작부터 뜨거웠다. 두 사람은 마치 짠 듯 치열한 득점 경쟁을 펼쳤다. 이정현은 송교창과 정창영이 빠진 상황에서 내-외곽 득점과 경기 리딩까지 책임졌다. 이관희는 이날 유독 3점 슛감이 좋았다. 던지면 들어갔다. 3점슛 6개를 꽂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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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적으로 이정현이 웃엇다. 치열한 접전 속, KCC가 86대85 극적인 1점차 승리를 거둔 것. 유현준(KCC) 정희재(LG) 두 사람의 깜짝 3점쇼로 접전을 주고 받은 양팀. KCC가 김지완의 극적인 골밑슛으로 86-85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LG 이재도가 경기 마지막 하프라인 버저비터를 던졌고, 이 공이 림을 갈랐다. LG 선수단이 뛰어나와 환호했다. 하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경기 종료 후 던진 슛으로 판명이 됐다. 그러자 KCC 선수들이 달려나와 환호했다. 두 사람 경쟁만큼, 경기 내용도 명승부였다.
결국 팀이 승리를 거뒀기에 이정현의 판정승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사이좋게(?) 26득점을 기록하며 경기를 마쳤다. 이관희는 아쉬움에 코트를 쉽게 떠나지 못했다.
전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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