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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이래서 '만수' 감독이 뽑았구나.
현대모비스에 유리한 경기였다. DB는 외국인 1옵션이었던 얀테 메이튼이 큰 부상으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아 레나드 프리먼 1명의 외국인 선수로 경기를 치러야 했다. 하지만 유 감독은 걱정이 앞섰다. 선수들이 방심할 수 있고, 상대가 위기 의식에 더욱 똘똘 뭉쳐 한 발 더 뛸 수 있기 때문이었다.
걱정은 초반 현실이 됐다. DB가 빠르고 조직적인 농구로 현대모비스를 압박했다. 1쿼터부터 예상을 깨고 앞서나갔다. 반대로 현대모비스 선수들은 생각지도 못한 실책을 저지르고 공-수 모두에서 집중력이 결여된 모습이었다.
3쿼터에는 1라운드 신인 장신 슈터 신민석이 기다리고 있었다. 전반 휴식을 취한 신민석은 3쿼터 들어오자마자 울분을 터뜨리 듯 연속해서 3점슛과 골밑 득점을 터뜨렸다. 3점슛 3개 포함, 3쿼터에만 그가 올린 점수가 무려 13점이었다. 그렇게 경기가 현대모비스쪽으로 뒤집혔고, 두 사람은 4쿼터 시작에도 코트에 나서 점수차를 벌리는 주역이 됐다. 오히려 4쿼터 중반 경기를 마무리하라고 두 사람을 빼고, 주전 선수들을 투입한 유 감독인데 DB의 추격을 받아 역전 위기까지 몰린 게 두 사람의 존재감을 더욱 부각시켰다.
신민석 13득점 4리바운드, 김동준 15득점 4어시스트 4스틸. 실수도 있었지만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100% 만족할 활약이었다. 신민석이야 1라운더로서 주목도 받고, 이미 경기도 많이 뛰었지만 김동준의 깜짝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개막 후 10월 3경기에 잠깐씩 투입된 게 전부였는데, 이날은 마치 원래 1군에 있던 선수처럼 여유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베테랑 이현민이 부상으로 빠진 틈에 얻은 기회를 제대로 살렸다.
한편, 드래프트 3라운드로 뽑힌 가드 윤성준도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1쿼터에 나와 3점슛을 성공시킨 허 웅에게 파울을 하고, 공격 상황에서 스틸을 당하는 등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다. 본인은 아쉬움이 남겠지만, 이제 시작이다.
울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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