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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기 살기다" vs "즐기겠다"
그런데 빨라야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출전이 예상됐던 박지수가 지난 17일 전격 엔트리에 가세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팀의 기둥 센터가 돌아온 KB는 시즌 첫 연승을 달렸다. 특히 지난 19일 맞대결에서 박지수가 18여분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19득점을 쏟아넣으며 신한은행을 시즌 처음으로 꺾었다. 정상의 몸 상태가 아닌 선수임에도 박지수의 위력을 제대로 맛본 신한은행으로선 일주일여만에 다시 만나는 KB와의 시즌 4번째 맞대결이 크게 신경쓰일 수 밖에 없었다.
만약 이 경기서 패한다면 양 팀의 승차는 2경기로 부쩍 줄어들게 된다. 올스타전 이후 한층 경기 감각을 회복한 박지수를 만나기 전 조금이라도 승차를 벌려놔야 하는 것은 당면 과제였다. 이를 의식한듯 25일 인천 도원체육관서 열린 두 팀의 대결을 앞두고 구나단 신한은행 감독은 "숙소에 들어가 쓰러질 각오로 뛰어야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반면 김완수 KB스타즈 감독은 "중요한 경기지만 재밌고 즐겁게 하자고 했다"고 다소 여유를 보였다. 김 감독의 말대로 지금 더 조급한 쪽은 4위를 지켜야 하는 신한은행이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선수들의 다부진 각오는 경기 초반부터 플레이에 그대로 담겼다. 전반에 리바운드 싸움에서 20-10으로 크게 앞섰다. 특히 승부욕이 남다른 김소니아는 13득점에다 8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의 전반 36-32 리드를 이끌었다. KB는 전반에 박지수를 딱 절반인 10분만 투입하며 승부처 투입을 위해 아끼는 모습이었다.
치열함이 압축된 4쿼터였다. 신한은행은 김소니아 김진영을 앞세워, 그리고 KB는 '전가의 보도' 박지수를 앞세워 3점 이상 점수가 벌어지지 않는 일진일퇴의 공방을 펼쳤다. 다만 KB는 김민정에 이어 허예은 박지수가 연달아 파울 트러블에 걸리며 불안한 상황이었다. 56-59로 뒤진 KB가 허예은과 박지수의 연달은 골밑슛으로 역전에 성공했지만, 신한은행은 구 슬이 경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3점포를 성공시키며 다시 62-60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서 박지수가 첫번째 슛을 실패한 후 공격 리바운드를 잡아 28.9초를 남기고 기어이 넣으며 다시 동점이 됐고, 2.8초를 남기고 던진 김소니아의 미들슛이 림을 벗어나며 연장전에 돌입했다.
연장에서 65-68로 뒤진 KB는 8.4초를 남기고 심성영의 3점포가 다시 림에 꽂히며 시즌 두번째 2차 연장전에 들어갔다. 결국 박지수의 4파울을 활용한 김소니아의 연달은 돌파에 이경은의 연속 3점포가 꽂히며 길었던 50분간의 승부는 신한은행의 84대79 승리로 마감됐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