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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그때 생각하면 지금은 양반이죠."
역대급으로 흥미로웠다는 평가를 받는 '2023~2024 한국농구연맹(KBL) 올스타전'을 되돌아 보며 구단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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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 프런트들은 가기 싫다는 선수를 올스타전에 보내기 위해 어르고 달래느라 진을 빼기 일쑤였다. 조진호 부산 KCC 사무국장은 "구단 승합차로 선수들을 집에서 행사장까지 모셔다 드리는 등 '픽업 서비스'로 설득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회고했다. 심지어 2005~2007년 실시됐던 한-중올스타전에서는 선수들이 거액의 출전수당도 마다할 정도였다는 게 이흥섭 DB 사무국장의 증언이다. 당시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두 경기를 치렀는데 1인당 출전수당이 승리시 800만원, 패배시 600만원이었다. 2006~2007시즌 당시 KBL리그 전체 평균 연봉이 1억1929만4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꽤 큰 금액이었다. 하지만 선수들은 비협조적이었단다. 이흥섭 국장은 "바람 쐬는 셈 치고 중국 한 번 다녀오라고 하면 '안 가겠다'고 이 핑계, 저 핑계를 대는 선수들은 설득하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생생하다"며 웃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 최근 올스타전을 대하는 선수들의 자세가 달라졌다. 관계자들은 "요즘 선수들은 올스타에 뽑힌 것을 진심 영광으로 여기고, 서로 가고 싶어하는 트렌드"라면서 "옛날처럼 올스타전 참가를 권할 일도 없고, 선수들이 알아서 자가용을 몰고라도 참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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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올스타전에 '진심'인 이유는 달라진 사회적 분위기, 인식의 변화 때문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과거와 달리 요즘 선수들은 자기 PR(홍보) 하는데 거리낌이 없다. 특히 유튜브, SNS 등 사회적 소통망이 대세로 발달하면서 '나를 보여 줄 수 있는' 무대를 선호한다. 한 구단 관계자는 "과거를 생각하면 요즘 MZ 선수들은 훨씬 적극적이다. 선수들이 진심으로 올스타전을 즐기니 팬들에게도 이상적인 그림이 된다"고 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