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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나는 '빵점' 감독도 해봤는데…."
위 감독은 자타공인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지도자다. 그는 2012년 우리은행의 지휘봉을 잡고 정식 사령탑에 올랐다. 시작부터 '센세이션'했다. 위 감독은 2012~2013시즌부터 무려 6연속 '통합우승'을 완성했다. 위 감독 부임 전에 4시즌 연속 꼴찌였던 우리은행은 그렇게 '왕조'로 거듭났다.
그는 이날 우승을 포함해 정규리그 10회, 챔피언결정전 8회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남녀프로농구를 통틀어 사령탑 최다 우승 기록이다. 남자부 최다 기록은 유재학 KBL 경기본부장이 가지고 있다. 유 본부장은 울산 현대모비스를 이끌고 정규리그 6회, 챔피언결정전 6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돌이켜 보면 위 감독의 농구 인생은 줄곧 도전이었다. 그는 부산 중앙고와 단국대를 거쳐 프로농구 SBS, 동양, 모비스 등에서 선수로 뛰었다. 스타 플레이어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는 현역 시절엔 수비 등 궂은일을 주로했다. 은퇴 뒤에도 코치로 오랜 시간을 보냈다. 그는 2005년 여자프로농구 신한은행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2년 우리은행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위 감독은 '카리스마형 지도자'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이른바 '지옥 훈련'으로 체력을 끌어 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상대를 몰아붙였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평균 57.4실점 하며 이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이 과정에서 그의 '호통 리더십'에 물음표를 제기하기도 했다. 위 감독은 변화를 택했다. 그는 호통 대신 소통에 중점을 두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또 한 번 실력을 입증했다. 하지만 그는 '10회 우승 금자탑'에도 "신경 쓰지 않는다"며 두 손을 내저었다. 오히려 "정말 내가 10번이나 우승을 했느냐"고 되물을 정도였다.
그는 "기록은 좋은 것이다. 하지만 꼭 그렇지도 않다. 나는 '빵점' 감독도 해봤다. 우승을 9번 했으면 어떻고, 10번 하면 어떤가. 의미 없다. 좋다고 다 좋아할 일은 아니다. 이번에 10번 우승하는 것도 생각하지 못했다. 그저 내가 이 팀에 오래 있어서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12월 16일 신한은행과의 경기에서 1쿼터 무득점 불명예를 작성했다.
정규리그에서 역사를 쓴 위 감독은 또 한 번 자신과의 도전에 나선다. 그는 올 시즌 '봄 농구'에서 다시 한 번 챔피언결정전 정상을 정조준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