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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외나무 혈투였다. 우리은행은 이기면 정규리그 우승, KB는 4강 고지에 70% 이상 다가선다.
21승8패를 기록한 우리은행은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2위 부산 BNK를 2.5게임 차로 따돌리고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었다.
우리은행은 무려 15회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 6개 구단 중 최다 우승횟수를 기록했다. 위성우 감독은 우리은행에서만 10회의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 남녀 농구 통틀어 최다우승을 이끌었다. 명실상부한 국내 농구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올랐다.
우리은행 위성우 감독은 "우승에 유리한 것은 마지만, 결정된 것은 없다. 선수들에게도 계속 그렇게 말했다.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베스트 5는 KB는 허예은 이채은 강이슬 송윤하, 나가타 모에, 우리은행은 나츠키, 이명관, 김단비, 변하정, 박혜미로 꾸렸다. 우리은행은 수비적 라인업. 이민지는 일단 벤치에서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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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반전
첫 단추는 우리은행이 잘 꿰었다. 6-0으로 앞서갔다. 단, KB의 수비는 무너지지 않았다. 양팀 모두 스몰 라인업. 매치업 상성은 비슷했다.
KB는 초반 야투가 좋지 않았다. 나가타의 미드 점퍼로 첫 득점 신고했다. KB는 강이슬의 두 차례 3점슛이 불발, 골밑 돌파도 림을 외면했다.
반면 우리은행은 이명관이 미드 점퍼를 성공시킨 뒤 나츠키의 스윙패스를 받아 3점포 적중, 11-2, 확실한 우위를 가져갔다.
처절한 수비전. 이윤미가 나가타의 절묘한 패스를 골밑슛. 파울까지 얻어내면서 3점 플레이. 하지만, 김단비가 중앙 돌파 이후 더블팀이 오자, 비어있는 박혜미에게 패스. 3점포가 터졌다. 결국 17-7, 10점 차 리드로 1쿼터 종료.
2쿼터 KB의 매서운 반격. 허예은의 코트를 가로지르는 절묘한 패스. 송윤하의 속공, 파울 자유투 2득점 성공, 나가타가 또 다시 속공, 파울 자유투로 2득점. 순식간에 17-11, 6점 차가 됐다. 우리은행의 작전타임.
KB는 반격 찬스를 잡았지만, 3점포가 들어가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강한 활동력에 의한 적극적 컨테스트로 인해 3점슛 성공률이 떨어진 상황. 우리은행은 이명관의 돌파로 한숨을 돌렸다.
이명관은 1쿼터에도 연속 5득점으로 KB 수비에 혼란을 줬다. 김단비가 신인 송윤하를 상대로 돌파. 가볍게 2득점.
그러자, KB는 이윤미가 의외의 골밑 돌파. 나가타가 미스매치를 활용해 골밑 슛을 성공시켰다.
2쿼터 3분49초를 남기고 김단비가 벤치로 향했다. 체력 조절을 위한 교체였다.
KB는 추격의 찬스를 맞았다. 하지만, 우리은행은 이민지가 강이슬의 마크를 뚫고 절묘한 미드 점퍼를 성공시켰다. 시즌 중반부터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벤치로 향할 때 이민지가 공격 1옵션이다.
단, KB는 강이슬의 이날 첫 득점을 신고했다. 속공, 허예은의 돌파. 우리은행은 이민지의 돌파가 실패.
우리은행은 팀 파울까지 걸렸다. 강이슬의 자유투 2득점. 23-21, 2점 차로 쫓기자 우리은행은 김단비 투입.
결국 골밑슛으로 KB의 추격 흐름을 차단했다. 25-21, 4점 차 우리은행의 리드로 전반전 종료.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중심이다. 스크린을 활용한 뒤 미스매치를 만든다. 그리고 김단비는 여기에서 돌파에 이은 득점 혹은 패스. 이명관 박혜미 나츠키, 모모나 등이 외곽포를 쏜다. 이 시스템이 좋았다.
KB는 전반 야투가 좋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강한 수비에 밀렸다. 하지만, 2쿼터 수비를 강화하면서 차근차근 추격했다. 우리은행이 4점 차 리드로 전반을 종료했지만, 여전히 승패는 안갯속. 양팀은 올 시즌 매 경기 접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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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가 뒤집었다. 우리은행은 어설픈 골밑 돌파가 불발. KB는 송윤하의 2득점, 그리고 허예은의 3점포가 터졌다. 전반, KB는 14개의 3점포 중 단 하나도 림을 통과하지 못했다.
26-25, 1점 차 KB의 리드.
단,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있었다. 1대1 개인 능력에 의한 미드 점퍼로 흐름을 끊었다. 기세가 오른 KB는 허예은과 나가타의 2대2, 나가타의 미드 점퍼가 적중.
이때, 나츠키가 코너에서 3점포를 성공. 김단비와 이민지가 집중 견제를 받자, 나츠키에게 오픈 찬스가 열렸다. 송윤하의 골밑 돌파가 실패하자, 김단비는 또 다시 미드 점퍼. 다시 4점 차 리드를 되찾았다.
허예은의 절묘한 헤지테이션에 의한 골밑 돌파. KB는 강력한 더블팀. 그러나 호락호락하지 않은 우리은행. 김단비가 열려 있는 박혜미에게 패스. 박혜미는 빅맨 중 가장 정확한 3점포를 자랑한다. 그대로 림을 통과,
위성우 감독의 어퍼컷 세리머니가 있었다. 35-30, KB의 작전타임. 치열한 공방전.
KB는 여전히 날카로웠다. 나가타의 미드 점퍼. 우리은행은 KB의 강한 수비에 밀렸다. 이민지가 공격 제한 시간에 쫓겨 3점슛을 시도. 이때 나가타가 쓸데없는 파울을 범했다. 자유투 3개 중 2득점.
이민지의 스틸이 이어졌다. 단, KB의 수비 활동력은 우리은행을 충분히 제어했다. 김단비가 집중 견제를 받는 상황에서 우리은행 역시 공격 활로를 뚫을 수 없었다. 결국 38-32, 6점 차 우리은행의 리드.
4쿼터 허예은이 또 다시 3점포를 터뜨렸다. 이날 처절한 수비전에서 천금같은 3점포였다.
그리고 김단비에게 트리플 팀. 결국 점프볼이 선언됐다. KB의 4쿼터 초반 기세가 날카로웠다. 우리은행 24초 바이얼레이션.
우리은행은 수비 활동력이 리그에서 가장 좋은 팀이다. 1위를 달리고 있는 핵심 동력이다. 하지만, KB의 수비력도 만만치 않았다. 특정 시점에서는 오히려 능가하는 측면도 있었다.
김단비의 미드 점퍼가 실패하자, 허예은이 얼리 오펜스. 기습적 골밑 돌파 성공. 파울까지 얻어냈다. 올 시즌 허예은이 왜 리그 최상급 가드인 지를 보여주는 장면.
단, 이번에도 김단비가 있었다. 이명관의 3점포가 실패. KB 3명의 수비수 사이에서 공격 리바운드, 이명관에게 절묘한 패스. 3점포가 터졌다.
감을 잡은 이명관은 또 다시 좌중간 3점포를 터뜨렸다.
단, KB의 수비 시스템은 흔들리지 않았다. 전반, 우리은행은 김단비가 스크린을 활용한 미스매치. 그리고 돌파까지 이어진다. KB는 미스매치가 됐을 때 무리하게 더블팀을 가지 않는다. 다만, 수비 포메이션 자체에 약속된 플레이를 한다. 김단비의 골밑 돌선에 1명이 대기,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이 겟투(공격자 2명을 바라보는 수비 움직임)을 가져간다. 김단비에게 모든 초점이 맞춰진 수비법이다. KB의 좋은 방향의 수비법, 그리고 코트 안에 있는 5명의 헌신적 활동력이 뒷받침 된 탄탄한 수비였다.
우리은행은 그래서 이명관 박혜미의 외곽 3점 지원이 중요하고, 이민지의 의표를 찌르는 공격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 부분이 간헐적으로 작용됐다. 결국 KB의 수비는 4쿼터 4분이 남은 상황에서 성공적이었다.
KB는 송윤하의 돌파, 파울 자유투 2득점을 추가했다. 4분34초가 남은 상황에서 44-43, 1점 차까지 추격했다.
절체절명의 승부처가 다가오고 있었다. 4분8초를 남기가 변수가 발생했다. 김단비를 막던 나가타가 4반칙을 범했다. 나가타가 빠지면 KB는 승부처에서 동력 자체가 약해진다.
이때, 이윤미의 허술한 패스. 김단비가 놓칠 리 없었다. 스틸에 의한 속공 2득점. 송윤하의 부정 스크린이 나왔다. 공격자 파울이었다.
3점 차 공방전. 양팀 모두 공격 활로를 뚫지 못했다. 이때, 이윤미가 적극적 공격 리바운드 참여. 나츠키의 파울, 우리은행은 팀 파울 상황이었다. 단, 2구 모두 실패.
이윤미가 또 다시 자유투를 얻었지만, 1구만 성공. 2점 차.
KB의 마지막 공격. 허예은이 돌파를 감행했다. 2차례 페이크. 이후 플로터를 시도했다. 짧았다. 림에서 튕겨 나왔다. 여기에서 경기가 끝났다.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우승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청주=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