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이래저래 고민이네.'
남자프로농구 2024~2025시즌 마지막 판도가 서울 SK의 우승 확정에 얽힌 새로운 관전 포인트 등장으로 더욱 흥미롭게 펼쳐지게 됐다. 우승을 눈 앞에 둔 SK는 '행복한' 고민에 빠졌고, 2위와 6강 경쟁팀들은 SK의 우승 확정 타이밍을 두고 '동상이몽'이다.
SK는 7일 고양 소노, 9일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경기를 치른다. 이변이 없는 한 연승이 예상되는 가운데 2위 경쟁팀 LG와 울산 현대모비스가 주춤할 경우 우승 매직넘버는 '1', '2'로 확 줄어들 수도 있다. LG와 현대모비스가 주춤하지 않더라도 SK가 연승을 이어가 남은 4경기째에 우승을 확정할 경우 정규리그 46경기 만인데, 이는 한국농구연맹(KBL) 리그 역대 최단경기 우승 확정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1~2012시즌 원주 DB가 세운 47경기였다.
이런 가운데 오는 14일과 16일 DB와의 홈 어웨이 연전이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번 DB와의 2연전에서 우승 확정이 가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 대목에서 SK는 행복한 고민이 생겼다. '안방 우승잔치'에 대한 미련이다.
|
SK는 구단 역사상 2012~2013시즌과 2021~2022시즌 정규리그 우승을 한 경험이 있다. 당시 우승 확정할 때 모두 '남의 집'에서 했다. 2012~2013시즌에는 당시 전주 KCC(현 부산 KCC)와의 원정경기였고, 2021~2022시즌에도 고양체육관(당시 고양 오리온)에서였다. 1999~2000시즌 청주 SK 시절 중립경기(잠실체육관) 우승 이후 2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시 홈에서 축포를 터뜨렸던 것과 정반대다. 구름 관중, 최고의 응원 열기로 유명한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이번에 짜릿한 우승 현장을 선사한다면 금상첨화다. 하필 16일 원주 원정에 이어 19일 KT전도 수원 원정이다. 이후 21일 현대모비스, 23일 부산 KCC, 28일 LG전이 홈 3연전이다. '안방 잔치'를 하고 싶지만 상대가 2위 경쟁에 사활을 건 현대모비스와 LG여서 안심할 수도 없고, 괜히 타이밍 조절했다가 빼지 않아도 될 힘만 뺄 수도 있다. 전희철 SK 감독은 "물 들어왔을 때 노 저어야 한다"며 정도를 걷겠다는 입장이다.
그런가 하면 막판 순위싸움 중인 하위팀들은 '동상이몽'이다. 4강 직행(2위)을 두고 3파전을 벌이고 있는 LG, 현대모비스, KT는 '시간 문제인 SK의 우승, 이왕이면 빨리 끝내라'고 내심 바라야 할 처지다. 이른바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아직 6강의 희망이 완전히 무산되지 않은 KCC와 정관장도 오는 23일과 4월 5일 SK와의 맞대결을 앞두고 있어 그 전에 SK의 우승이 확정되는 게 부담이 덜하다. 이와 반대로 6강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6위 DB는 SK의 우승 확정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DB는 정규리그 최단경기 우승 기록을 보유한 팀이다. 14, 16일 SK와의 연전에서 자신들의 기록이 깨지는 제물이 될 수 없는 노릇이다. 게다가 SK와의 연전에서 성공하면 6강 진출에 바짝 다가설 수 있기 때문에 승리가 필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