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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김단비, '또' 나가타.
KB스타즈가 8일 열린 4차전에서 또 재역전승을 거두면서 시리즈 전적이 2승2패로 동률, 5전 3선승제의 플레이오프에서 사상 처음으로 5차전까지 열리는데다 우리은행 김단비와 KB스타즈 나가타 모에의 위닝샷 대결이 3경기 연속 나오는 등 말 그대로 '역대급' 혈전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선수들의 허슬 플레이와 함께 매 경기 변화하는 코칭 스태프의 지략 대결 역시 역대급 흥미를 주고 있다.
두 팀의 정규리그 6번의 맞대결에서 우리은행이 5승1패로 압도적인 우세였지만, PO라는 단기전에선 앞선 성적이 크게 중요치 않다는 것을 새삼 실감케 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이나 KB 모두 명확한 장점과 동시에 약점을 노출하고 있어, 어느 팀이 챔프전에 오르더라도 반드시 보강을 해야 우승에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분명한 상황이다.
우리은행은 모두의 예상대로 김단비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가 PO에서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1차전에서 상대의 수비가 집중된 김단비가 다양한 선수들에게 피딩을 했는데, 이명관이 17득점으로 화답한 것이 유일하게 여유로운 승부가 됐다.
그래도 3차전에선 3쿼터부터 시작된 압박 수비, 4차전에선 4쿼터 수비 성공과 함께 심성영 김예진 등 두 중고참의 기적과 같은 5개의 3점포 합작 등으로 두자릿수 득점차를 뒤집고 역전을 일궈낸 것은 분명 5차전을 앞두고 체력이 바닥난 김단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희망적인 대목이라 할 수 있다.
KB도 승부처에서 나가타에만 의존하는 한계를 보여줬다. 나가타가 위닝샷을 성공시킨 2차전과 4차전에선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지만, 2점차로 뒤진 3차전에서 종료 직전 또 나가타에게 마지막 희망을 걸었고 제대로 슛을 던져보지 못하면서 패한 것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상황이다. 김단비와 마찬가지로 나가타에 마지막 공이 가는 것은 상대가 예측할 수 있는 너무나 뻔한 레퍼토리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볼 핸들러인 허예은에 대한 우리은행의 기습적인 더블팀에 계속 턴오버가 연발하는 것도 약점으로 노출된 가운데, 나가타가 대신 나서고 허예은이 슈팅 가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바꿨지만 이 역시 나가타에 부담이 되는 상황이다. 그래도 KB 역시 슈터 강이슬이 4차전에서 슛감을 다시 회복했고, 이채은 양지수 이윤미 등 식스맨들이 고비에서 알토란 같은 슛을 터트리면서 주전들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어 5차전에서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킬 태세다. 두 팀의 사상 첫 PO 5차전은 10일 우리은행의 홈인 아산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