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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한 '전통의 명가' 서울 삼성 4연속 최하위, KBL 역사상 '최악의 구단' 불명예 안았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25-04-07 21:27


추락한 '전통의 명가' 서울 삼성 4연속 최하위, KBL 역사상 '최악의…
사진제공=KBL

추락한 '전통의 명가' 서울 삼성 4연속 최하위, KBL 역사상 '최악의…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명가의 추락이다. 서울 삼성은 한때 KBL을 대표하는 리딩클럽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KBL 역사상 최악의 구단이란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김효범 감독이 이끄는 서울 삼성은 '2024~2025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53경기에서 16승37패를 기록했다. 정규리그 종료 한 경기만 남겨둔 상황에서 공동 8위 부산 KCC, 고양 소노(이상 18승35패)와의 격차는 2경기로 벌어졌다. 이로써 삼성은 8일 열리는 서울 SK와의 최종전 결과와 상관 없이 최하위에 머물게 됐다.

충격이다. 삼성은 2021~2022시즌부터 벌써 4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다. 삼성은 이미 지난 시즌에 19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처음으로 '3연속 꼴찌' 오명을 썼다. 올 시즌에도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김 감독이 "팬들을 위해 꼴찌 탈출을 해야한다"고 외쳤지만, 허공의 메아리였다. 삼성은 최하위에 머물며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4연속'으로 늘리기만 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삼성은 한때 매 시즌 플레이오프(PO) 단골 손님으로 대표적 '전통의 명가'였다. 2000~2001, 2005~2006시즌 정상에 올랐다. 2007~2008, 2008~2009시즌엔 준우승을 기록했다.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삼성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2014년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힘을 잃었다. 철학과 기조부터 바뀌었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 시설 '일등주의'를 표방했다. 스포츠단의 컨트롤타워가 제일기획으로 이전된 뒤에는 마케팅 고도화를 통한 이익 창출을 모토로 내세웠다. 하지만 오히려 투자가 줄어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투자가 줄자 성적은 하위권으로 곤두박질 쳤다. 실제로 삼성이 2014~2015시즌부터 11시즌 동안 PO 무대에 오른 것은 딱 두 번이다. 이상민 감독이 이끌던 2015~2016, 2016~2017시즌이 끝이다. 최근 네 시즌 상황은 더욱 참혹하다. 그동안 삼성이 자유계약(FA)으로 영입한 선수는 이정현 이대성 뿐이었다. 두 선수 모두 나이와 해외 진출 이력으로 보상선수나 보상금이 필요 없는 FA였다. 최소 투자, 소극적 변화란 비판을 어려운 이유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서도 연달아 쓴맛을 봤다. 삼성은 몇 시즌 연속 '외국인 선수 잔혹사'를 썼다.


추락한 '전통의 명가' 서울 삼성 4연속 최하위, KBL 역사상 '최악의…
사진제공=KBL
그렇다고 부진의 모든 이유를 '투자' 탓으로 돌릴 수만은 없다. 삼성의 구단 운영, 선수단 관리 등은 물음표를 낳는다. 삼성은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한 탓에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선 오히려 '로터리 픽'을 가지고 갔다. 2019년 3순위, 2020년과 2021년엔 연달아 1순위 지명권을 얻었다. 그 결과 김진영 차민석 이원석 등 재능을 영입했다. 하지만 김진영은 2021년 4월 음주운전 사고로 27경기 출전 정지, 벌금 700만원, 사회봉사 활동 120시간 징계를 받았다. 차민석은 아직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단 평가다. 그나마 이원석이 '소년가장'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역시 최하위 팀에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구단의 방향을 정하고 운영해야 할 프런트의 역할에도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장기적 계획이 아닌 눈 앞의 급급한 문제만 해결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은희석 김효범 등 젊은 지도자를 선임했다. 신선한 바람을 기대했지만, 현 상황에선 아쉬움이 더 크다. 농구계 A관계자는 "현재 삼성의 상황이라면 새 얼굴보단 베테랑 감독 선임이 더 유리할 것이란 생각이다. 그럼에도 새 선택을 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투자의 문제도 있을텐데, 문제는 구단의 기조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구단 분위기를 잘 모르는데 선임해서 오히려 구단 철학이 흔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구단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은 최근 경기인 출신 단장을 선임 기류가 흐른다. 임근배 전 용인 삼성생명 감독 등의 이름이 공공연하게 오르내린다. B관계자는 "삼성의 상황이 안타깝다. 악순환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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