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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명가의 추락이다. 서울 삼성은 한때 KBL을 대표하는 리딩클럽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KBL 역사상 최악의 구단이란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삼성은 한때 매 시즌 플레이오프(PO) 단골 손님으로 대표적 '전통의 명가'였다. 2000~2001, 2005~2006시즌 정상에 올랐다. 2007~2008, 2008~2009시즌엔 준우승을 기록했다.
추락은 한순간이었다. 삼성스포츠단의 운영 주체가 2014년 제일기획으로 넘어가면서 힘을 잃었다. 철학과 기조부터 바뀌었다. 삼성은 고 이건희 회장 시설 '일등주의'를 표방했다. 스포츠단의 컨트롤타워가 제일기획으로 이전된 뒤에는 마케팅 고도화를 통한 이익 창출을 모토로 내세웠다. 하지만 오히려 투자가 줄어드는 역효과를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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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의 방향을 정하고 운영해야 할 프런트의 역할에도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다. 장기적 계획이 아닌 눈 앞의 급급한 문제만 해결해야 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감독 선임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계속되고 있다. 삼성은 이상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뒤 은희석 김효범 등 젊은 지도자를 선임했다. 신선한 바람을 기대했지만, 현 상황에선 아쉬움이 더 크다. 농구계 A관계자는 "현재 삼성의 상황이라면 새 얼굴보단 베테랑 감독 선임이 더 유리할 것이란 생각이다. 그럼에도 새 선택을 한 것은 분명 이유가 있을 것이다. 투자의 문제도 있을텐데, 문제는 구단의 기조를 정확히 알 수가 없다는 점이다. 구단 분위기를 잘 모르는데 선임해서 오히려 구단 철학이 흔들리기도 한다"고 했다. 일각에선 구단이 '컨트롤 할 수 있는' 지도자를 선임한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온다.
삼성은 최근 경기인 출신 단장을 선임 기류가 흐른다. 임근배 전 용인 삼성생명 감독 등의 이름이 공공연하게 오르내린다. B관계자는 "삼성의 상황이 안타깝다. 악순환이 되는 것 같다"고 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