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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수원 KT의 플레이오프 6강(5전3선승제) 1차전.
강 감독은 외국인 선수를 친근하게 호명한다. 팀 케미스트리를 위해 국내 선수와 외국인 선수의 경계가 없다는 것은 간접적으로 의미하는 상징적 제스처다.
올 시즌 가스공사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조세프 벨랑겔을 "랑겔이"로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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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수단과 호주의 이중국적자, 달리는 빅맨 마티앙은 수많은 해외리그에서 뛰었고, 올 시즌 중국 CBA 닝보 소속으로 46경기에서 출전, 평균 19.2분 출전해 12득점, 8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 강 감독은 "은도예와 비슷하지만, 더욱 업그레이드된 선수가 들어왔다. 확실히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고 했다.
이 멘트는 '연막작전'일 수 있었다. 당시만 해도 그렇게 느껴졌다. 1차전에서 에이스 니콜슨이 허리부상으로 없는 상황이었다. 가스공사 6강은 암울해 보였다. 상대는 강력한 높이와 탄탄한 로스터를 자랑하는 KT.
1차전에서 67대64로 승리를 거뒀다. 마티앙은 14득점, 21리바운드, 2스틸, 2블록슛을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을 50%. 32분을 뛰었다.
마티앙의 닝보 시절 하이라이트 필름과 1차전 경기력을 보면 심상치 않다.
강 감독의 말처럼 마티앙은 은도예의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분석된다.
그의 강점, 수비와 리바운드가 좋다. 은도예와 비슷하지만, 좀 다르다. 일단 수비는 좀 더 센스가 있다. 은도예가 강력한 세로 수비 능력과 골밑에서 지키는 능력이 좋다면, 마티앙은 내외곽의 팀동료 움직임을 보고, 순간순간 대처 능력이 더 뛰어나다. 세로 수비 능력은 은도예와 비슷하고, 포스트 업 수비는 약간 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파워에서 밀리는 느낌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 향후 상대 팀의 거센 테스트가 있을 공산이 높다.
그러나, 정성우 벨랑겔 김낙현 등과 어우러져야 하는 2대2 수비, 스위치 디펜스 움직임, 코트 밸런스를 잡는 모습은 수준급이었다.
게다가 외곽 수비 능력이 더 뛰어나다. 승부처 해먼즈의 3점슛 컨테스트, 허 훈과 스위치 디펜스 이후 수비력은 확실히 강력한 임팩트가 있었다. 해먼즈 슛은 블록을 했고, 허 훈은 에어볼을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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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가스공사의 가장 강력한 아킬레스건은 골밑 수비였다. 니콜슨은 내외곽 공격력이 뛰어난 에이스지만, 수비에는 여전히 약점이 있다. 토종 빅맨이 비교적 강한 편이 아니기 때문에 골밑 아킬레스건은 구조적으로 개선이 쉽지 않았다. 단기전, 가스공사가 평가절하를 받았던 이유이기도 했다.
마티앙의 가세로 이 아킬레스건이 없어질 조짐이 보인다. 물론 1차전 경기력을 보면, 가스공사는 여전히 공격력이 좋지 않았고, KT는 전력의 100%를 발휘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단, 가스공사는 니콜슨이 없었다.
가스공사가 진정한 다크호스가 되는 필수조건은 니콜슨의 가세 이후 니콜슨과 마티앙의 2가지 옵션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팀 전력으로 녹이는 과정이다. 니콜슨은 3차전부터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단, 가스공사의 구조적 아킬레스건은 마티앙의 가세로 없어질 수 있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 가스공사는 6강 직전까지 전망이 낙관적이지 않았다. 이제는 180도 달라졌다. 가스공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태풍의 눈'으로 급부상할 수 있다. 플레이오프가 더 흥미로워졌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