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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울산 현대모비스가 6강 플레이오프에서 먼저 웃었다.
현대모비스는 정규리그 3위로, 최종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6강 티켓을 딴 정관장에 비해 전체적인 전력이 강한 팀이지만 이날은 '도전자' 입장이었다.
한국농구연맹(KBL) 리그 역대 최다 통산(22회), 최다 연속(13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빛나는 팀이지만 정관장과는 '악연'이 있었다. 올 시즌 정규리그 상대전적에서 2승4패로 열세였고, 과거 세 차례 PO 무대에서 정관장을 만나 한 번도 넘지 못했다. 정관장과의 PO 맞대결서도 5연패를 기록하는 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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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식 정관장 감독은 "무척 힘들게 6강에 올라왔다. 훈련보다 회복을 위한 휴식에 집중했다"면서 "혹시 몰라서 정규 엔트리(12명)에 부상자 3명을 더 데려왔다. 상태를 체크하며 출전시킬 계획"이라며 원정 매치에서 버텨주길 바랐다.
그렇게 다른 분위기 속에 시작된 1차전, 전-후반 각기 다른 관전포인트가 흥미를 더했다. 전반은 정관장의 주득점원 오브라이언트의 유무에 따라 희비가 교차했다. 초반 접전 끝에 앞서가던 정관장이 1쿼터 종료 2분51초를 남겨 두고 10득점으로 활약하던 오브라이언트의 휴식차 버튼과 교체하자 급격히 전세 역전됐다. 정관장의 외곽 수비가 헐거워지면서 현대모비스 이우석 서명진의 연속 3점슛 3개가 터졌다. 역전을 허용한 채 1쿼터를 마친 정관장은 2쿼터 오브라이언트 덕에 재역전하며 분위기를 타다가 오브라이언트 때문에 울었다. 쿼터 종료 1분52초 전, 오브라이언트가 수비자파울을 지적당한 뒤 거칠게 반응했다가 테크니컬파울을 추가하며 파울트러블(3개)에 걸렸다. 3점 차(33-36)로 뒤졌던 현대모비스는 그 덕에 얻은 자유투 3개중 2개를 성공시키는 등 동점 추격에 성공했지만 숀 롱이 게이지 프림을 대신해 출전할 때마다 수비 구멍이 되는 바람에 걱정이 더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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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세의 나이, 3쿼터까지 적지 않은 14분을 뛰고도 '고기를 먹어 본 베테랑'의 투혼은 놀라웠다. 괜히 역대 PO 최다·연속 출전 선수 1위(총 17시즌 중 15시즌 연속)가 아니었던 셈이다.
이후 시소게임 혈투가 막판까지 이어졌다. 정관장은 종전과 달리 버튼 대신 오브라이언트를 해결사로 투입했고, 현대모비스는 그래도 숀 롱을 믿었다. 결국 숀 롱이 판정승했다. 숀 롱은 오브라이언트 수비에 여전히 부실했지만 빼앗긴 만큼 가져왔다. 숀 롱은 종료 57.4초 전 자유투 1개를 추가할 때까지 연속 득점으로 85-84 리드를 이끌었다. 여기에 함지훈은 종료 19초 전 천금같은 공격리바운드를 잡아내며 승리에 힘을 보탰다.
울산=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