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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공격이 풀리지 않으면 수비를 잘 하지 않는다. 포스트 업 공격은 실책이 많기 때문에 2대2 혹은 림으로 돌진하는 형태의 공격 패턴을 짜야 한다. 좋은 볼 핸들러가 보조해야 하고 , 수비 약점 때문에 활동력이 좋은 선수들이 주위에 있어야 한다.
13일 플레이오프 1차전. 현대모비스는 숀 롱 때문에 지옥과 천국을 오갔다. 20득점, 4리바운드, 2블록슛. 70%의 야투성공률(10개 시도 7개 성공). 2개의 블록슛, 반칙은 없었다.
높은 야투율은 그의 강점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반면, 리바운드 4개, 노 파울은 수비에서 팀 공헌도가 떨어진다는 점을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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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이 풀리지 않자, 숀 롱은 3점슛을 쐈지만, 불발. 결국 정관장은 역전. 흐름이 완전히 넘어갔다.
실망스러운 순간은 계속됐다. 박지훈과 버튼은 숀 롱 앞에서 슛을 마음껏 날렸다. 버튼이 골밑에서 슛. 숀 롱은 이 과정에서 안면에 충돌, 수비를 포기했고, 버튼은 쉽게 공격 리바운드 이후 득점. 3쿼터 2분29초를 남기고, 정관장이 62-53, 리드를 잡은 핵심 이유였다.
그러나, 4쿼터 각성했다. 이우석과 2대2 공격이 성공했고, 함지훈과 하이-로 게임으로 정관장의 골밑을 초토화시켰다. 결국 접전 끝에 87대84로 현대모비스가 1차전을 잡아냈다.
현대모비스와 정관장의 6강 시리즈. 최대 변수는 숀 롱이라는 점을 확인한 1차전이었다.
현대모비스는 스타팅 멤버로 게이지 프림이 주로 나온다. 수비 때문이다. 1쿼터부터 수비에 약점을 보이면, 경기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정규리그에서 차곡차곡 쌓은 데이터의 결과물이다.
숀 롱은 주로 교체로 나와 승부처를 책임진다. 기복이 너무 심하고, 1차전에서도 전, 후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유는 2가지다. 공격이 풀려야 공수 집중력이 좋아지는 특유의 성향이 첫번째. 현대모비스 메인 볼 핸들러의 불안함, 거기에 따른 공격 기회의 감소가 두번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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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롱은 그 부분이 되지 않는다. 함지훈이 있지만, 가드진은 불안하다. ▶게임 세팅 ▶상대 압박을 벗어날 수 있는 스피드와 드리블링 ▶엔트리 패스 혹은 2대2의 적절한 패스 ▶상대를 압박할 수비력 등을 갖춘 가드가 많지 않다. 그나마 가능한 선수는 박무빈과 한호빈이다. 1차전 출전시간을 나눈 이유다. 여기에 보조 핸들러 겸 득점력이 괜찮은 서명진이 함께 가동된다.
단, 어떤 조합을 써도 숀 롱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는다. 숀 롱 플레이 스타일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숀 롱을 대체할 프림, 그리고 함지훈이 있다는 점이다.
숀 롱은 확실히 그래비티가 있다. 정관장은 결국 승부처에서 숀 롱에게 당했다. 오브라이언트, 버튼의 조합은 위력적이지만, 골밑에서 숀 롱을 막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높이의 부담감으로 인해 이종현(24분44초)을 예상보다 많이 사용했다. 3&D의 빅맨 한승희(10분7초)가 많이 가동되지 않으며, 정관장 특유의 모션 오펜스의 위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았다. 오브라이언트(31득점)의 공격 부담감이 극대화된 이유이기도 하다. '숀 롱 그래비티'로 볼 수 있다. 단, 2차전에서는 이 부분에 대한 조정이 들어갈 수도 있다. 공격에서 한승희를 많이 사용하면서, 숀 롱을 외곽으로 빼내고, 오브라이언트, 버튼 혹은 박지훈이 골밑을 공략하는 방식이다. 1차전 숀 롱은 승부처를 지배했지만, '리스크'가 많은 카드라는 점을 확인했다. 현대모비스와 정관장의 시리즈는 짧게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예감이다. 1차전은 명승부였다. 플레이오프가 더욱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LG가 웃고 있는 모습도 보인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