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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여자농구 대들보 박지수 "제 부족함 많이 느끼고 왔어요"

기사입력 2025-04-17 1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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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시상식에서 KB스타즈 박지수가 베스트 센터상을 받은 뒤 소감을 말하고 있다. 2024.4.4 ksm7976@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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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 입장에서 본 KB 농구 재미있더라…여러 플레이 보여주고파"

(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거기서 제 부족함을 너무 많이 느꼈어요. 지금까지 내가 안일했고, 앞으로 정말 많이 연습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1년 만에 국내 복귀를 택한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는 17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유럽 무대에서 한 시즌을 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박지수는 "요즘 농구는 센터, 포워드, 가드 구분 없이 여러 플레이를 다 잘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스스로 센터라고만 여겼는데, 이제는 여러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이 큰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내가 그동안 안일했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며 "튀르키예에서는 초반에만 센터로 뛰었고, 후반으로 갈수록 파워포워드였다. 나만의 생각이지만 새 시즌에는 (골 밑 공격뿐만 아니라) 여러 플레이를 보여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2023-2024시즌 청주 KB에서 뛴 박지수는 수준 높은 유럽 선수들과 경쟁을 원해 튀르키예 여자농구 명문 갈라타사라이에서 한 시즌을 보냈다.

발목 인대가 파열되고 어깨도 다치는 연이은 부상에도 유로컵에서 평균 11.6점 5.9리바운드를 기록, 16강행을 견인하는 등 제 몫을 다 했다.

박지수는 "부상 전에는 나름 괜찮았다고 보는데, 완벽한 상태로 복귀하지 못해 원하는 만큼 보여주지 못한 것 같다"며 "그래도 유럽 농구의 시스템을 경험하는 귀중한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박지수는 자신 없이도 짜임새 있는 농구를 보여준 친정팀 KB의 경기를 인상 깊게 봤다고 한다.

포인트가드 허예은을 중심으로 뭉쳐 골 밑보다 외곽에 비중을 두는 농구로 전환한 KB는 정규리그를 12승 18패로 마쳐 4위로 플레이오프에 나섰다.

박지수는 "(허)예은이가 많이 성장했다. 나도 그렇지만 예은이는 욕심이 많은 선수라 잘할 거라 봤지만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잘했다"며 "다들 너무 잘해서 '돌아가도 내 자리가 없네'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웃었다.

이어 "이렇게 성장한 선수들이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게 되게 보기 좋았다. 팬의 입장이 됐다"며 "KB의 농구가 재미있었다"고 평가했다.

국내 최고 높이의 박지수가 합류하면서 골 밑의 약점을 단숨에 보강한 KB는 새 시즌 유력한 우승 후보로 올라섰다.

하지만 박지수는 자신의 합류로 KB의 전력이 급격히 상승했다는 평가를 듣는 게 마냥 좋지만은 않다고 한다.

박지수는 "나 하나로 인해서 '우승 후보가 됐다', '우승을 꼭 해야 한다'는 등의 소리를 듣는 게 기분이 막 좋지는 않다"며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난 도전자 입장이다. 내가 돌아왔다고 해서 우리 팀이 무조건 우승한다는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이어 "부담을 털어내고, 도전하는 입장에서 재미있는 시즌을 보내고 싶을 뿐"이라며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나를 계속 응원해주신 KB 팬분들과 빨리 체육관에서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박지수는 2023-2024시즌 정규리그 29경기에 출전해 평균 20.3점 15.2리바운드 5.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당시 시상식에서 기자단 투표 110표를 모두 얻어 만장일지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뽑힌 박지수는 각종 수상을 모두 합쳐 8관왕을 달성했다.

pual07@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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