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강 혁 감독의 퇴장, 앤드류 니콜슨의 테크니컬 파울. 3차전은 처절했다.
KT가 끝내 쓰러지지 않았다. 허 훈의 니콜슨을 사냥한 승부처 '원맨쇼'가 있었다.
KT는 16일 대구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선승제) 3차전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를 63대57로 눌렀다. 허 훈은 양팀 최다 35득점을 폭발시켰고, 승부처를 지배했다.
KT는 2승1패로 4강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4차전은 18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분위기는 묘했다. 2차전, 가스공사는 마티앙이 박준영의 거친 파울에 발목을 다쳤다. 3차전 결장. 1, 2차전 에이스 역할을 하던 선수가 없어졌다.
하지만, 허리부상으로 1, 2차전에서 결장했던 니콜슨이 돌아왔다. 니콜스은 KT의 킬러다.
경기 전 송영진 KT 감독은 "니콜슨은 외곽 뿐만 아니라 골밑에서도 우리와 경기를 할 위력적이었다"고 했다.
즉, 3차전은 가스공사의 홈에서 열리는 6강 첫 경기. 결국, 가스공사는 벼르고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과열될 조짐도 있었다. 분위기가 상당히 묘했다.
결국 강 혁 가스공사 감독의 퇴장이 터졌다.
▶전반전
KT는 빅 라인업을 가동했다. 니콜슨을 대비한 수비법이었다. 내외곽이 모두 좋은 니콜슨을 체크하기 위해서는 빅 라인업을 통한 미스매치의 최소화, 그리고 거기에 따른 스위치 디펜스가 중요하 전술이었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신승민의 3점포, 니콜슨을 이용한 컷-인으로 KT의 수비 약점을 노렸다. 결국 1쿼터 중반 허 훈과 카굴랑안의 투 가드로 시스템을 바꿨다.
가스공사는 기습적 더블팀으로 KT의 공격을 효율적으로 제어했다. KT는 허 훈의 미드 점퍼 외에는 공격 루트가 대부분 막힌 상황. 반면 가스공사는 벨랑겔이 카굴랑안을 상대로 포스트 업, 2차례나 성공시켰다.
17-12, 가스공사의 리드. 정성우가 스크린을 보호막 삼아 외곽을 노렸다. 허 훈은 스크린을 피한 뒤 컨테스트를 했지만, 파울. 정성우는 자유투 3개 중 2득점.
KT 입장에서 다행인 점은 1, 2차전 극심한 부진을 보였던 해먼스가 돌파를 시도하면서 득점을 지원했다는 점이었다. 1쿼터 해먼스는 6득점을 기록했다. 가스공사는 김낙현이 1쿼터 막판 출전.
가스공사는 김낙현 김준일 모두 부상으로 출전이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1쿼터 19-14, 5점 차 리드로 종료.
가스공사는 2쿼터 벨랑겔과 정성우를 모두 내보내지 않았다. 휴식이 필요했다. 단, 김낙현과 우동현으로 허 훈과 카굴랑안을 막기 어려웠다. 허 훈의 미드 점퍼. 이날 허 훈의 컨디션은 상당히 좋아 보였다. 1쿼터에도 5개 시도 4개 성공. 적중률이 강력했다. 하윤기의 속공까지 터졌다. 2점 차 추격.
단, KT는 3점포가 문제였다. 1쿼터 6개 시도, 단 하나도 터지지 않았다. KT 공격의 맥이 끊어지는 이유. 가스공사는 김낙현의 뱅크슛으로 다시 달아났다.
가스공사의 압박이 더욱 거세졌다. 니콜슨이 모건의 슛을 블록. 벨랑겔과 김낙현의 강한 압박 수비가 이어졌다.
단, 마티앙이 없었다. 니콜슨이 2쿼터 5분42초를 남기고 교체됐다. 국내 선수 5명이 코트에 나섰다. 27-20, 7점 뒤진 KT 입장에서는 추격의 기회였다.
2쿼터 5분40초를 남기고, 벨랑겔의 파울. 카굴랑안을 막는 과정에서 약간 밀렸고, 스크리너와 충돌. 벨랑겔의 파울이 선언됐다. 벨랑겔은 격렬히 항의.
장면을 자세히 보면, 카굴랑안이 오프암으로 밀었고, 벨랑겔이 밀리면서 스크리너와 충돌. 강 혁 감독이 강하게 항의했고, 퇴장을 당했다. 강력한 변수가 등장했다.
다음 장면도 애매했다. 니콜스과 모건이 골밑에서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고 있었다. 이 과정에서 팔이 엉켰다. 심판은 니콜슨의 공격자 파울을 불었고, 니콜슨은 격렬하게 항의했다. 그럴 만 했다.
또 다시 테크니컬 파울. 27-25, 2점 차까지 KT가 추격했다.
하지만, 이때 정성우가 스틸, 곽정훈의 속공 득점.KT의 작전타임. 하지만, 이때 또 다시 카굴랑안과 곽정훈이 신경전을 펼쳤다. 곽정훈이 볼을 챙기려던 카굴랑안과 충돌.
일촉측발의 분위기. 양팀 모두 수비가 거칠었다. 야투율은 양팀 모두 극도로 부진했다. 32-29, 3점 차 가스공사의 리드로 전반 종료.
▶후반전
전반전, 양팀의 3점슛 성공률은 참담했다. KT는 12개 시도, 모두 실패. 가스공사는 9개 시도 1개 성공. 11%의 3점슛 성공률이었다.
니콜슨이 후반 시작하자 마자 장기인 3점포를 터뜨렸다.
하지만, KT는 문정현의 속공 자유투 반칙 2득점, 해먼스의 속공으로 다시 추격.
이때 파울 변수가 발생. 하윤기가 뜨는 과정에서 벨랑겔이 두 팔로 살짝 밀었다. 4반칙.
허 훈과 하윤기의 2대2 공격이 성공했다. 35-35, 동점.
가스공사는 공격이 정체됐다. 김낙현의 3점포가 실패. 허 훈의 템포 푸시, 하윤기의 속공 덩크가 터졌다. 니콜슨이 제어하기 쉽지 않은 속도였다. KT의 37-35, 역전.
가스공사는 3점슛이 지독하게 들어가지 않았다. 또 다시 김낙현의 3점포 실패, 벨랑겔의 플로터도 림을 외면했다. 그러자, KT는 또 다시 허 훈이 템포 푸시, 해먼스의 속공이 나왔다.
이후, 허 훈이 드디어 3점포까지 터뜨렸다. 16차례 3점슛 시도만에 나온 3점포였다. 니콜슨이 골밑슛을 터뜨렸지만, 이번에도 허 훈이 3점포를 가동했다.
허 훈의 원맨쇼였다. 45-37, 7점 차 KT의 리드.
3쿼터 막판, 허 훈이 빠졌다. 가스공사는 니콜슨이 없었다. KT의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가스공사가 강한 트랜지션, 속공 득점이 나왔다. 결국 45-42, 3점 차 KT의 리드로 3쿼터 종료.
4쿼터 허 훈의 미드 점퍼가 터졌다. 가스공사의 공격이 실패하자, 또 다시 허 훈이 해먼스에게 속공 패스를 건넸다. 해먼스의 속공 레이업이 터졌다.
반면 가스공사는 외곽 3점포가 극도로 부진했다. KT의 높이에 가스공사는 3점슛으로 대응하는 팀. 즉, 양팀 모두 3점슛이 좋지 않다고 하면, 손해는 가스공사가 많이 볼 수밖에 없다.
6분51초를 남기고, 가스공사는 오랜만에 신승민에 코너에서 3점포를 터뜨렸다. 49-46, 다시 3점차까지 가스공사가 추격.
이때 허 훈이 또 다시 냉정한 미드 점퍼. 가스공사는 곽정훈, 우동현이 3점포를 시도했지만, 불발.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확률이 높은 공격 루트였다. 그러자 허 훈이 골밑 돌파를 성공시켰다. 다시 53-46, 7점 차까지 리드 폭을 벌렸다.
가스공사는 김낙현과 신승민의 2대2로 일단 흐름을 끊었다. 문제는 김낙현의 부진이었다. 완벽한 패턴으로 3점슛 오픈 찬스, 하지만, 또 다시 림을 외면했다.
이때, 정성우의 드라이브 앤 킥. 김낙현의 3점포가 드디어 터졌다. 53-51, 2점 차 가스공사의 추격.
하윤기의 자유투 1득점. 하지만, 가스공사는 니콜슨의 공격 리바운드에서 의한 득점으로 1점 차까지 추격. 이후 하윤기의 스크린 공격자 파울, 벨랑겔의 극적 3점포가 터지면서 가스공사의 재역전.
그러자, 허 훈이 니콜슨과 미스매치에서 미드 점퍼. 다시 달아났고, 골밑슛까지 연결했다. 허 훈은 스크린을 활용, 니콜슨과의 미스매치에서 고감도 미드 점퍼로 승부처를 지배했다.
남은 시간은 17.9초. 가스공사는 벨랑겔과 김낙현의 3점포가 빗나갔다. 결국 KT의 승리.
가스공사는 마티앙의 부재에도 잘 싸웠다. 니콜슨의 슈팅 감각은 저조했고, 김낙현도 부진했다. 하지만, 강력한 수비와 조직적 힘으로 접전까지 끌고 갔다. 4차전, 마티앙이 돌아오면 가스공사는 여전히 반전의 희망이 남아있다. KT는 허 훈이 구세주였다. 해먼스가 컨디션을 회복하는 듯 보였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3점슛이 너무 저조했다. 공격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만, 끝내 승리를 거뒀다. 아직도 양팀 시리즈는 알 수 없다. 대구=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2025-04-16 21:37: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