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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향기(17)가 "위안부 피해 다룬 영화로 제대로 된 역사의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김향기의 신작 '눈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작품으로, 극장 개봉에 앞서 드라마로 먼저 시청자를 찾은 바 있다. 2015년 2월 28일, 3월 1일 이틀간 KBS1을 통해 특집극으로 방송돼 화제를 모은 것. 애초 영화로 계획된 '눈길'은 개봉 전 방송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고 방송 이후 '눈길'을 재편집해 영화로 만들어 관객을 찾게 됐다.
영화로 만들어진 '눈길'은 제37회 반프 월드 미디어 페스티벌 최우수상 수상, 제24회 중국 금계백화장 최우수 작품상·여우주연상(김새론) 수상, 제67회 이탈리아상 대상 프리 이탈리아상 수상, 제16회 전주국제영화제·제18회 상하이국제영화제·제18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등 전 세계 권위 있는 시상식·영화제에서 초청 및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쉽지 않은 소재, 그리고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선택한 것에 대해 김향기는 "분명 (위안부 피해자 문제는) 여러모로 예민한 부분이고 조심스러운 아픔이다. 작품을 제안받았을 때도 내가 연기하기에 어렵겠다는 부담이 있었다. 그런데 반대로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너무 중요한 이야기라 생각했고 대한민국 국민 한 분이라도 이 사건에 대해 더 알아주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겼다. 그런 욕심이 들어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에도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생존해 계신다. 그분들의 이야기, 자료를 찾아볼 수록 마음이 아렸다. 부담감 때문에 이 작품을 저버리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마음을 굳게 다잡고 임하게 됐다. 물론 처음 촬영부터 부담감은 쉽사리 줄어들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무거움이나 부담감을 동료 새론이와 함께 촬영하면서 많이 떨쳐냈다. 실제 동갑내기 친구이기도 하고 역할 역시 우정을 보이는 부분이 많았는데 서로 호흡을 맞춰가며 어려움을 극복했다. 이나정 감독도 우리가 받을 정신적, 육체적 충격에 대해 걱정을 많이 하고 그래서 배려도 많이 해주셨다. 오히려 심적으로는 다른 작품보다 편하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눈길'을 통해 위안부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됐다는 김향기. 그는 "'눈길'을 촬영하기 전에는 위안부에 대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이 전부였다. 이 사건에 대해 스스로 찾아볼 기회가 적었는데 영화를 통해 몰랐던 부분을 더 많이 알게 된 것 같다. 처음 촬영할 때가 중학교 3학년 때였는데 딱 그 시기에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추게 된 것 같아 기뻤고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촬영하면서 위안부 기부 사이트도 찾아보고 친구들 역시 동참해줬다. 나를 비롯한 내 또래의 친구들도 위안부 피해에 대한 무게를 다시 한번 배운 것 같아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비단 우리뿐만이 아니라 많은 관객이 '눈길'을 보고 위안부 피해에 대한 깊이를 다시 한번 새기고 기억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이어 김향기는 "역사적인 사실을 담고 있는 작품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눈길'은 내게 큰 의미를 둔 작품이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 드라마를 통해 방영됐는데 그 당시 친구의 부모님이 어려운 이야기를 결정해준 것 같다며, 잘 봤고 연기해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주셨다. 그 순간 왠지 모를 뭉클함이 느껴졌다. 스스로 성장할 수 있었고 심적으로도 성숙해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눈길'은 일제 강점기 서로 다른 운명으로 태어났지만 같은 비극을 살아야 했던 두 소녀의 가슴 시린 우정을 다룬 감동 드라마다. 김향기, 김새론, 김영옥, 조수향, 서영주, 장영남 등이 가세했고 KBS1 '당신 뿐이야'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드라마 스페셜 '연우의 여름' 등을 연출한 이나정 감독의 첫 장편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3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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