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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양수경, 러브라인 대신 보여준 '불청'의 진가

최보란 기자

기사입력 2017-02-22 18:09



[스포츠조선 최보란 기자] 썸만 있는게 아니다.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고 보듬어주는 친구들이 있어 '청춘'이다.

지난 21일 방송된 SBS '불타는 청춘'에서는 가수 양수경이 새로운 친구로 합류했다.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를 비롯해 '그대는', '외면', '바라볼 수 없는 그대' 등을 히트 시키며 1980년대를 풍미했던 청순 여가수의 등장을 청춘들은 뜨겁게 환영했다.

이날 양수경은 무대 위에서의 볼 수 없었던 소탈하고 배려심 깊은 마음 씀씀이로 눈길을 모았다. 대보름과 밸런타인 데이를 맞아 손수 만든 오곡밥과 나물, 김치, 묵, 직접 쓴 카드와 초콜렛까지 준비한 그녀의 마음이 푸근하게 와 닿았다.

하지만 살가운 그녀의 모습 뒤에는 아픔도 있었다. 친구들과 술 한잔을 기울이며 속내를 터놓던 양수경은 남편의 사망 이후 밥보다 술을 마시며 힘든 시간을 보냈던 사실을 고백해 모두를 안타깝게 했다. 오랜 시간 연예계에서 활동하며 저마다 사연을 하나 씩 품은 식구들은 그런 양수경의 고백을 가만히 들어주며 공감하고 다독였다.

양수경 뿐 만이 아니었다. 앞서 김일우는 "남동생이 뇌출혈로 먼저 죽었다. 아버지, 어머니도 연세가 많고 나도 형제를 잃었고. 언제까지 부모가 내 곁에 있지 않을 것 같고, 나는 아직 결혼도 안 했으니까. 처자식이 없다 보니 이런 저런 생각이 모여 우울하단 생각이 들더라"라고 고백했다.


오랜만에 방송에 나선 권민중도 "심하게 우울증을 두 번 앓았다"라며 "고모가 40대 초반에 느닷없이 암에 걸려 세상을 떠났다. 친한 친구도 23세 때 죽었다. 이후 점점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더라. 어떤 날은 저녁에 어두워졌는데 불도 켜기 싫더라"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

토크쇼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듣기 위한 멍석이 깔린 자리가 아닌, 단지 친구들과 1박2일 우정을 나누고 추억을 쌓아가는 '불타는 청춘'이기에 가능한 이야기 들이다. 어느새 거리낌없이 속내를 나눌 수 있게 된 이들의 우정이 어쩌면 러브라인보다 더 큰 '불타는 청춘'의 힘이다. 김일우 또한 "정말 오랜만에 즐겁게 수다 떨었다. 사람은 우울할 수도, 기쁠 수도 있는 법이다. 이 모든 걸 친구들과 웃고 즐기며 나누니 좋다"고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여기는 치료소라고 보면 된다"라는 김국진의 말이 공감가는 이유다.

사실 방송 초반 '불타는 청춘'은 싱글의 중년 남녀 스타들 사이에서 꽃피는 호감과 러브라인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는 여전히 프로그램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이고, 인위적이지 않은 자연스러운 케미였기에 시청자들의 호응도 높다. 김국진과 강수지라는 국민 커플까지 탄생하면서 '불타는 청춘'표 제2호 커플 탄생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하지만 '불타는 청춘'의 진짜 매력은 바로 이 같은 우정이다. 중년의 나이에도 얼마든지 풋풋한 설렘을 느낄 수 있음을 보여준 썸이 먼저 시청자를 사로잡았다면, 이제는 동시대의 추억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마음을 열어가면서 형성되는 동년배의 우정이 시청자의 마음을 끌어 당기고 있다.

ran613@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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