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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줌人] 베를린 효과無?…환영받지 못한 김민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7-03-25 13:58


배우 김민희가 13일 서울 건대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언론시사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배우 영희가 유부남 영화감독과 사랑에 빠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건대=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17.03.13/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데뷔 이래 최고의 '인생 연기'를 펼친 배우 김민희. 배우로서 최고의 궤도에 올랐지만 관객의 환영이 없는 씁쓸하고 쓸쓸한 '베를린의 퀸'이 돼버렸다.

지난 23일 첫 공개된 홍상수 감독의 19번째 장편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영화제작전원사 제작). 2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상망 집계에 따르면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지난 23일 5020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6위로 포문을 열었다.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누적 관객수는 5421명.


유부남 영화감독 상원(문성근)과 사랑에 빠진 여배우 영희(김민희)가 그와의 사랑에서 갈등과 위기를 겪으면서 그 본질에 대해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밤의 해변에서 혼자'. 타이틀롤을 맡은 김민희는 이 작품으로 지난달 열린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한국 여배우 최초로 은곰상(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이뿐만 아니다. 김민희에게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의 뮤즈로 활약한 두 번째 작품이자, 영화 '아가씨'(16, 박찬욱 감독) 개봉 당시 불거진 홍상수 감독과 불륜 스캔들을 "진심을 다해 만나고 사랑하는 사이"라는 고백으로 인정한 첫 작품이기도 했다. 그야말로 올해 최고의 화제작이자 한국영화사 다시 없을 문제작이 된 '밤의 해변에서 혼자'. 국내 개봉 이후 미칠 영향에 대해 영화계 관심이 쏠렸다.


뚜껑을 연 김민희와 홍상수 감독의 불륜 스캔들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앞서 홍상수 감독의 전작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이 개봉 첫날(2016년 11월 10일) 2055명을,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가 개봉 첫날(2015년 9월 24일) 3525명을 동원하며 그친 것에 비해 5020명을 모은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전작보다 훨씬 많은 관객으로 출발하게 됐다. 물론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은 불륜 스캔들이 터진 직후 개봉된 작품이라 가장 큰 직격탄을 받았지만 이후 개봉된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홍상수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한, 오히려 전작보다 많은 관객 수를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결과적으로 스캔들이 영화를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는 업계의 반응이다.

현 극장가 상황으로 지켜봤을 때 '밤의 해변에서 혼자'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의 기록(누적 8만614명), '당신자신과 당신의 것'의 기록(1만7924명)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전망. 3월, 4월 개봉작이 상당한 만큼 홍상수 감독의 최고 흥행작인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04)의 기록(28만4872명)을 뛰어넘지 못하겠지만 근래에 개봉한 작품 중에서는 꽤 좋은 성적을 얻을 것이라는 예측도 상당하다.


최악의 보이콧 상황은 면한 '밤의 해변에서 혼자'. 다만 아쉬운 뒷맛을 남기는 대목은 역시 김민희다.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영화제에서 배우로서 최고의 영예인 은곰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 씨네필의 찬사를 한몸에 받은 여배우로 등극했지만 국내 극장가 반응은 여전히, 아니 전보다 더 싸늘하기만 하다.

김민희가 스캔들 이슈가 아닌 오롯이 베를린영화제 수상만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면 어땠을까. '인생 연기'를 펼친 김민희는 흥행과 인정,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며 충무로 최고의 배우 등극할 기회를 스스로 버렸다. 배우로서 최고의 궤도 순간 환영받지 못한 그의 행보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스포츠조선DB, 영화 '밤의 해변에서 혼자', 베를린영화제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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