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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KBS2 수목극 '맨홀-이상한 나라의 필(이하 맨홀)'은 반전을 보여줄까.
10일 방송된 '맨홀'은 2.8%(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3.1%)보다 0.3% 포인트 하락한 수치이자 동시간대 방송되는 드라마 중 최하위 기록이다. 올해 방송된 KBS2 수목극 중 가장 저조한 성적이기도 하다. 이러한 '맨홀'의 하락세는 1회 방송이 보여준 산만한 전개에 대한 시청자의 실망감이 컸기 때문이라고 풀이된다.
이날 방송에서는 봉필(김재중)의 첫 시간여행이 그려졌다. 봉필은 2017년에서 2007년으로 돌아갔다. 고등학생이 된 그는 새롭게 인생을 설계하기로 하고 강수진(유이)의 첫 키스를 빼앗은 교회 오빠를 응징했다. 이후 봉필은 다시 현재로 돌아왔다. 그런데 건달처럼 자신의 몸에 문신이 새겨져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과거의 행동에 따라 현재가 바뀌는 '맨홀'의 시간 여행은 일반 타임슬립 드라마와는 확실히 다른 것이라 눈길을 끌었다. 이제까지 본 타임슬립 드라마가 시공간을 넘나들며 미제 사건을 해결하거나, 과거의 인연이 현재로 이어지는 등의 이야기에 그친데 반해 '맨홀'은 과거의 행동이 현재를 변화시키는 나비효과를 보여준다. 교회 오빠와의 대결에서 승리한 봉필이 백수가 아닌 건달이 되어있는 상황은 전혀 예상하지 못한 것이라 큰 웃음을 선사했고, 이와 함께 앞으로 봉필이 시간 여행을 하며 현재에 어떤 변화를 맞게될지 호기심을 자극하기도 했다. 여러가지 사건과 캐릭터를 한번에 보여주는 것보다 하나의 에피소드에 집중하니 산만한 기운도 없어지고 훨씬 몰입이 잘 된다는 의견이다.
배우들의 연기도 한층 자연스러워졌다. 첫 방송에서는 다소 힘이 과하게 들어간 느낌이 있었지만, 2회 만에 분위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유이는 통통 튀는 첫사랑 여학생의 발랄함을 귀엽게 그려냈고, 김재중은 찌질한 동네 백수가 아닌 '꽃남'으로 돌아와 거침없는 코믹 연기를 선사했다. 이들의 앙상블에 몰입도는 높아졌다. 한 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줄을 잇고 있다.
봉필의 인생 리모델링이 시작되면서 '맨홀'의 분위기는 180도 달라졌다. 봉필의 인생 리모델링과 함께 시청률도 재설계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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