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약 2억2,500만 년 전부터 약 6,500만 년 전까지 지구는 파충류가 지배하던 세상이었다. 현재는 화석만이 존재를 증명하는 공룡들이 거대한 몸집, 험상궂은 얼굴로 활보하던 세계였다. 학술적으로는 이 시대를 중생대라고 부르며 크게 트라이아스기, 쥐라기, 백악기로 나뉘어 구분한다.
특히 게임 부문에서는 최근 밸브 PC 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오픈 베타 테스트 개념인 '얼리액세스'를 거쳐 정식 발매된 '아크: 서바이벌 이볼브드(이하 아크)'와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사우리안'이 유저 사이에서 호평받고 있다.
와일드카드 스튜디오가 개발한 '아크'는 열대 정글, 숲, 늪지대, 강, 설원 등 다양한 기후가 공존하는 섬에서 공룡들과 함께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벌이는 오픈월드 생존 게임이다. 지난 2015년 6월 '스팀'을 통해 '얼리액세스'를 시작해 8월 30일 정식 출시됐다.
언리얼 엔진 4로 개발된 '아크'는 현실감 넘치는 그래픽을 선보인다. 눈보라가 휘몰아치는 설원, 굵은 비가 내리는 정글, 새소리가 들리는 숲 등 섬 곳곳은 뛰어난 그래픽으로 묘사돼 있다. 또한, 공룡을 비롯해 검치호, 매머드 등 다양한 고생물이 등장하며 이들을 사냥하거나 조련하고, 사육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유저 간 공동체를 형성하고 마을을 확장하며 생활권을 놓고 다른 공동체와 대립하게 된다. 특히 공룡은 자신들이 가꾼 마을을 다른 공동체로부터 지키거나 다른 마을을 침략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사용되고 사람이 몇십 분에 걸쳐서 해결할 일을 공룡은 곧바로 해결할 수 있으므로 후반부로 갈수록 강한 공룡 육성이 중요해진다. 이 때문에 좀 더 센 공룡 육성을 위해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하게 되고 유저 간 대립은 더욱 극명해진다.
'아크'는 이러한 과정을 자연스레 풀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공룡'을 핵심으로 삼으면서 기존 생존 게임과 차별성을 두고 있다. 덕분에 '아크'는 정식 출시 전부터 판매량 540만 장을 돌파하며 성공한 '얼리액세스' 게임이 될 수 있었다.
인류와 공룡이 공존하는 세상을 그려내 성공한 '아크'가 있다면 공룡만이 등장하는 생존 게임'사우리안'도 있다. 우보겔 게임즈가 개발한 '사우리안'은 철저한 고증을 거쳐 개발된 생존 게임으로, 재미를 위해 고증을 무시한 '아크'와 완전히 반대 노선을 타고 있다. 지난 8월 3일 '얼리액세스'를 시작한 이후 한 달 만에 판매량 1만5천 장을 기록하며 유저들로부터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사우리안'은 철저한 고증을 위해 실제 고생물학자들에게 조언을 받아 개발됐다. 이 과정에서 미국 서부에서 발견된 '헬크리크 층'을 기반으로 연구된 식생 자료를 참고해 중생대 백악기 후기를 구현해 냈다. 당시 실존했던 식물들은 물론이고 티라노사우루스, 트리케라톱스, 안킬로사우루스 등 공룡들도 등장하며 날씨 변화나 자연재해까지 구현될 예정이다.
공룡만 등장하는 싱글 플레이 게임인 '사우리안'은 유저가 직접 공룡이 되어 위협을 이겨내고 무사히 생존해야 한다. 체력, 물, 스태미너 등 능력치를 적절히 관리하고 사냥을 통해 성장하며 혹독한 생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한다.
다만 '사우리안'은 아직 개발 초기 단계이므로 다양한 콘텐츠는 기대할 수 없고 단순히 생활하는 과정만을 체험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유저들은 몇 년에 걸쳐 완성된 '아크'와 마찬가지로 개발이 완료되는 몇 년 후를 기대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공룡을 모티프로 제작된 게임은 예로부터 적지 않았지만 '아크'는 최신 트렌드인 생존 게임에 공룡을 더하면서 큰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철저한 고증을 거쳐 개발 중인 '사우리안' 또한 공룡을 사랑하는 유저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