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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하선 "왜 영화 속 여성은 희생·민폐 캐릭터여야 하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7-08-28 14:18 | 최종수정 2017-09-01 09:4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박하선의 새 얼굴을 보는 것이 즐겁다.

지난 9일 개봉 이후 27일까지 총 483만4439명을 동원하며 극장가 다크호스로서 맹활약을 떨치고 있는 영화 '청년경찰'(김주환 감독, 제작 무비락·도서관옆스튜디오·베리굿스튜디오). 박서준·강하늘 등 청춘 남자배우들이 종횡무진 활약하지만 유독 여성의 역할이 미비한 이 영화속에서 박하선은 짧은 분량에도 엄청난 존재감을 내뿜는다.

앞서 TV 드라마를 통해 청순하거나 혹은 발랄한 로맨스 멜로의 주인공으로 활약했던 박하선은 이번 작품에서 경찰학교 후배들에게 '메두사'로 불릴 만큼 무서운 카리스마를 보여주며 불호령을 내리는 훈련 담당 선배 주희 역을 맡아 색다른 모습을 선보인다. 앞서 MBC '진짜사나이'를 통해서 '대령의 손녀'로서 TV 드라마 속 이미지와 다른 강인한 모습을 보여줬던 박하선을 모습까지 엿볼 수 있었다.

'청년경찰'을 흥행은 물론 지난 1월 동료 배우 류수영과 결혼식을 올리고 지난 24일 득녀 소식까지, 누구보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박하선. 그에게 '청년경찰' 출연 소감과 출산 이야기를 들어봤다.

<이하 일문일답>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한국 영화가 부족한데, 보통 여성들은 희생자나 약한 존재로 그려져, 남자들의 집단 속에 강한 여성으로 등장하는 것에 대해 여성 관객들이 반가워할 것 같다.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등장하는 한국 영화가 많지 않은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영화에서 희생자, 민폐 여성 캐릭터로 그려지지 않아서 더 좋았고 끌렸던 것 같다. 여성 관객 분들도 걸크러쉬라고 하시면서 좋아해주시고, 여성 팬 분들이 생겨서 좋다. 같은 여성한테 사랑 받는 것도 좋지 않나요?(웃음)

-로코퀸으로 거듭났던 tvN드라마 '혼술남녀' 이후 차기작으로 '청년경찰' 선택, 이미지 변신을 노렸나?



▶'혼술남녀'에서는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것 같은데, '청년경찰'은 다른 캐릭터라 좋았다. '혼술남녀' 종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에 목소리부터 행동 등을 빨리 바꿔야 했다. 그런 점에 있어서 부담은 있었지만 신인 때처럼 새로운 모습을 지속적으로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이 있기 때문에 재미있었던 것 같다. 사실 연기생활을 이어가다 보면 비슷한 이미지의 역할이 많이 들어와서 변신을 꾀하기 쉽지 않은데 이번에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선보일 수 있어서 보람된 작업이었다.

-'혼술남녀' 인터뷰 이후 2년간의 공백기 동안 작품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혼술남녀'부터'청년경찰'까지 드라마와 영화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그런 갈증이 좀 해소가 됐나?

▶조금은 해소되었으나, 아직도 갈증이 있다.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 도전해보지 않은 캐릭터도 많고 아직 해보고 싶은 역할이 많이 남아있다.

-'청년경찰'의 주희를 연기하는 박하선의 모습, MBC 예능 '진짜사나이'를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와 연기는 좀 달라서 어려웠다. 예능에서와 같은 모습을 보여드리기보다는 다른 점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좀 더 강하고, 지르고, 원래의 나보다는 더 세고, 합리적이고 그런 모습들을 중점으로 만들어 나가려 했다.
-'진짜사나이' 출연이 주희 캐릭터를 만드는 데 영향을 미쳤나?

▶진짜사나이가 촬영하면서 많은 사람들 앞에서 서보고 교육해 본 것, 그 때의 경험과 기억이 도움이 되었다. 부사관의 자세나 표정, 목소리 톤 등도 훈련단장 역할에 도움이 되기도 했다. 감독님이 진짜사나이 때보다 더 쎄고, 바르고, '다 죽었어!', '내가 짱이야' 이런 마음으로, 현장에 가면 남성분들이 많을 텐데 밀리지 않을 기가 필요하다고 하셨다. 미팅 때 원래 목소리 대로 낮게, 털털하게 했으면 좋겠다고도 하셔서 발성연습을 많이 했다. 사람이 아무도 없는 방음이 되는 연습실, 차 속에서 계속 녹음하고 들으며 톤을 잡았고 최대한 중성적인 목소리를 찾았고, 목소리와 행동 등 여성적인 부분은 최대한 배제하고 캐릭터의 직업에 초점을 맞추려 노력했다.

-강직한 군인이셨던 할아버지의 영향도 상당했을 것 같다.원리원칙을 중요하게 여기는 주희는 곧 아버지의 모습과도 같지 않나?

▶이번에 주희를 연기하면서 조금은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할아버지의 바른 모습을 보고 자랐고, 아버지도 규칙이 있는 분이셔서.. 정은 많은데 개인적인 표현을 잘 못하는 모습이 할아버지와 많이 비슷해서 촬영하면서 생각이 많이 났다. 그래서 자랑스러운 캐릭터이고, 아버지도 표현은 안 하시지만 좋은 영화, 좋은 캐릭터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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